7월 초 “보험금 늑장지급으로 금감원 제재”
7월 중 “미국 본사에 수년간 고배당 논란”
7월 말 “라이나생명 매각설 수면 위로 상승”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모회사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매각하고,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한국 법인 철수를 본격화했다고 알려졌다.

 

[스페셜경제=이정화 인턴 기자]미국계 생명보험사 라이나생명이 다사다난한 7월을 보내고 있다. 초순에는 '보험금 늑장지급'으로 금감원 과태료를 물었고, 중순에는 미국 본사에 수년간 높은 금액을 배당 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을 일으켰다. 7월 막바지로 들어선 현시점에선 '라이나생명 매각설'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초 라이나생명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늦게 지급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았다.

라이나생명은 '무배당 THE간편한정기보험' 등 2건의 보험계약에 대해 약관에서 정한 기한보다 각각 17일, 28일씩 보험금 지급을 지체했다. 라이나생명 측은 '보험사고 조사'를 지체 이유로 설명했지만 금감원은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규정에 어긋난 행위라며 1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은 수사가 의뢰된 특정 상황이거나 소송 중이 아니라면 보험사고 조사를 목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늦출 수 없다고 명시한다. 약관에 따르면 보험사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3일 이내 지급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면 지급 기한을 최장 30일 이내로 정해야 한다. 보험사가 보험금 삭감 및 청구 포기를 노려 피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을 못 받는 부당한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25만 건의 보험금 청구 이후 지급한 건수 중 단 2건에 대해서 제재가 들어간 것이다”며 “지급건이 많은 보험사인 만큼 지급이 다소 늦어지는 게 당연하다. 지급하지 않는 곳도 있는 반면 라이나생명은 늦더라도 소비자에게 반드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금 늑장지급 사태가 일어난지 열흘도 안돼 설상가상 미국 본사에 수년간 높은 금액을 배당 했다는 사실이 제기돼 보험시장을 술렁이게 했다.

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총 2조24억원 이상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고 그 중 1조150억원을 본사에 배당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특별히 배당성향이 높지는 않았다. 10년간 한 번을 제외하고는 고배당을 한 적이 없다. 본사에 배당했다고 하면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수면 위로 부각시키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라이나생명은 지난 3월 모범 납세기업에 선정돼 ‘고액납세의 탑’을 수상하고, 6월에는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이 ‘대한민국 CEO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업계는 고객 중심 경영 차원 등의 영예를 상반기에만 두번 안았기에 해당 논란들이 더욱이 불씨를 피울 수 밖에 없었다는 평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현재 전체 보험사 중 민원 건수가 제일 적다, 논란들에 대해 특별히 해명하거나 대응 조치할 계획은 없으며, 그만큼 주목받을 만한 보험사이기 때문에 이슈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라이나생명은 다소 시끌벅적했던 7월의 끝을 앞두고 '매각설'로 또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모회사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매각하고,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한국 법인 철수를 본격화했다고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은 1987년 한국 시장에 진입한 국내 최초 외국계 생보사다. 업황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수익을 기록하고, 건전성도 상위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3509억원이다. 보험사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도 305.14%로 우수한 수치다. 보험업계가 라이나생명의 매각설을 두고 인수 대상자와 매각 대금가에 귀 기울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를 불릴 가능성이 있는 하나금융지주나 유일하게 생보 계열이 없는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들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푸르덴셜생명이 약 2조 이상 가격으로 KB금융에 매각됐다. 라이나생명이 매물로 나온다면 우수한 실적을 보유한 만큼 매각가가 더 높이 책정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반면 라이나생명 측은 '사실 무관'이라는 입장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현재 논란되고 있는 매각설 관련해 무엇도 논의된 바가 없으며, 시그나그룹과 관련 사항에 대해 접촉한 적도 없다. 한국 시장 철수를 고려한 것은 20년 전 얘기일 뿐이다"며 "실적 면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유했기 때문에 투자업계나 보험업계에서 라이나생명 매각 등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각 자체를 안할 것이라고 확정지을 수는 없다. 여타 기업들이 그러하듯 향후 매각하게 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고, 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도 본다”고 전했다.

(사진출처=라이나생명)
스페셜경제 / 이정화 인턴 기자 joyfully7@sp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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