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주요 통신사들을 방문해 5G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방문한 데 이어서 1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일본 방문과 관련해서 “미래먹거리인 5G를 키우기 위해서 국내 기업의 험지인 일본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중국 화웨이 등이 이례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도 삼성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5~17일 일본 도쿄에 머물면서 현지 1위 통신사 NTT도코모와 2위 KDDI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각 경영진들과 5G 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는 5G 서비스를 빠르게 안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장비와 단말(스마트폰) 공급 등을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5G 원년을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으로 계획을 잡은 상황이다.

삼성이 日 찾은 이유?


사실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5%까지 올랐다. 그러나 애플의 첫 대화면 스마트폰인 아이폰6이 출시된 지난 2014년부터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 2015년에는 3%까지 내려앉았다가, 2017년부터 다시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분기에는 시장점유율이 6.8%까지 오르면서 일본 내에서 4위를 기록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 자리는 시장 점유율 56%를 기록하고 있는 애플이다. 이 밖에 샤프, 소니 등 자국 브랜드가 그 뒤를 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일본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삼성이 안주할 수 없는 이유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 제조사들이 부진한 틈새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화웨이 점유율은 9.0%으로, 이는 애플(54.2%), 샤프(9.8%)에 이어 3위인 것이다. 심지어 삼성(3.6%)에 비해서도 5.4%포인트 높았다. 일각에서는 연간 판매량으로 따지면 화웨이가 삼성을 턱밑에서 위협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은 ‘프리미엄폰은 아이폰’이라는 공식이 굳어진 애플과 중저가 시장부터 치고 올라오는 화웨이 사이에서 끼어있는 형국이다. 화웨이를 견제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 새로운 서비스와 단말 시장이 열리는 5G를 반드시 선점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현재 통신사들을 직접 만나서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3월에도 갤럭시 전시관 중 가장 큰 규모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도쿄에 개관했고, NTT도코모와 도쿄올림픽 로고가 새겨진 1만대 한정판 ‘갤럭시S10플러스’를 별도로 제조해 7월 말 판매하는 점 등도 같은 맥락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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