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결함에 보상은커녕 법적대응…신차는 출시 전부터 리콜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포드코리아의 밥줄 격인 포드 익스플로러 모델이 오는 11월 신형 상륙도 전에 결함논란부터 벌어졌다. 구형 익스플로러 모델의 결함논란은 이미 국내에서도 어제오늘 일이 아닐 만큼 빈번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최근 신형 모델이 고객인도도 되기 전에 각종 결함으로 리콜 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물론 결함에 대한 사후대처나 고객보상에 대한 신뢰도가 있다면 이같은 리콜은 큰 위험요소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포드코리아는 현재 결함논란이 빚어지면 고객보상은커녕 법적대응이 잦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올 연말은 익스플로러가 속한 국내 대형 SUV 시장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일찍부터 자리잡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최근 출시된 기아차 모하비, 쉐보레 트래비스, 익스플로러와 같은달 출시 될 제네시스 GV80에 이르기 까지 죽음의조 대진표가 완성됐다. 포드코리아의 전체판매량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익스플로러가 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향후 포드코리아의 한국시장 입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상황으로 분석된다.
 

포드 대표 대형 SUV…결함도 대표급
중고→신차 속여팔기?…전주·속초서도
차주 차 때려가며 항의해도…보상불가
시트에 손 넣으면 다쳐…총31건 달해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지난 16일, 9년만에 공개한 6세대 완전변경차 ‘올-뉴 익스플로러’ 사전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글로벌 공개 된 모델로, 국내 공식 출시는 11월 예정이다.

익스플로러는 포드를 대표하는 7인승 대형 SUV다. 1996년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디딘 이후 누적 판매 3만3000대를 돌파했으며, 2017~2018년 2년 연속 수입 SUV 1위의 자리를 지킬 정도로 인기모델이다. 이러한 판매량은 포드코리아 전 라인업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익스플로러의 흥행 여부가 포드코리아의 생존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포드의 가장(家長)격 제품으로서 익스플로러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포드가 속한 대형 SUV 시장이 격전지로 변모해감에 따라 포드코리아에게 익스플로러 판매 흥행의 중요성은 유례없이 중요해진 것인데, 이 시장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일찌감치 자리잡고 있었으며, 최근 기아차 모하비와 쉐보레 트래버스가 공개됐고, 신형 익스플로러가 공개될 오는 11월에는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도 출시 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격전을 앞두고 기존 익스플로러 모델의 잦은 결함이 신형 익스플로러의 품질 신뢰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2017년형 익스플로러의 날카로운 1열 시트 프레임 모서리 때문에 운전자가 손을 다치는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운전석·조수석 시트와 센터콘솔 사이에 손을 넣을 경우 날카로운 모서리로 인해 손이 찢길 수 있다는 얘긴데, 통상 이 공간은 탑승자가 카드나 차 키, 화장품, 동전 등 작은 물건들을 자주 빠뜨리게 되는 부분이다. 포드가 이 문제로 부상신고를 받은 건수는 현재까지 총 31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포드는 2017년식 익스플로러에 대한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상은 앞좌석 전동 파워시트가 장착됐으며, 지난 2016년 2월 13일부터 2017년 10월 25일까지 미국 시카고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많이 팔린 차량인 만큼 리콜대상차량의 숫자도 상당하다. 미국에서 31만1천907대, 캐나다에서 2만3천380대, 맥시코 3천45대로 모두 33만8천332대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 차량이 국내에서도 수천대 이상 팔린 차량인 만큼 국내 리콜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익스플로러 국내서도 오래전부터 결함논란

이미 국내에서도 ‘2017년식 익스플로러’를 잦은 결함과 포드코리아의 방만한 사후대처와 고객관리로 숱한 비난의 대상이 돼 왔다.

올 초 인, 지난 1월 20일 2017년식 익스플로러 차주 장동민(52)씨는 ‘포드코리아’가 중고차를 신차로 속여 팔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차량을 야구방망이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시작 가격이 5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차량을 부수면서까지 억울함을 표출한 것이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장씨는 2017년 5월 전주의 한 전시장에서 해당 차량을 구입했으며 2018년 4월 트렁크에서 물이 새 정비소에 들렀다가 정비소 관계자로부터 “차에 수리한 흔적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장 씨는 처음엔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이후 차량에서 수리 흔적으로 의심되는 증거들을 하나 둘 발견하기 시작했다.

차량의 지붕 격인 루프 캐리어에 흰색 페인트가 번져 있고, 트렁크 가장 자리에 도장 작업에 쓰이는 마스킹 테이프가 붙어있는가 하면, 트렁크 문의 양쪽 간격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차이가 확연했다는 게 장씨 측의 설명이다.

장 씨는 국가기술자격이 있는 기술법인에 차량의 감정평가를 의뢰했고, 법인 측은 ‘뒷도어 내측 상단 부분에 대한 도장 수리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장씨는 이를 토대로 포드 측을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검찰이 ‘포드 본사로부터 제출받은 차량의 이력’을 근거로 수리차량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 여럿…신형 익스플로러는 출시도 전에 리콜

이같은 결함의 피해자는 차주 장 씨 뿐만이 아니었다. 장 씨는 자신의 차량을 야구방망이로 부수는 항의성 퍼포먼스를 진행한 다음날 “나와 같은 차를 산 차주들이 수리 차량이 의심된다는 제보를 하고 있다”며 “전주와 속초 등에서 이러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 속초에 거주하는 2017년식 포드 익스플로러 차주 B 씨도 <연합뉴스>에 이같은 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내가 산 차량도 장씨와 유사한 수리흔적이 발견됐다”며 “이미 수차레 매장에 항의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씨는 작년에 차량 내부 배기가스 유입 때문에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차량의 도색을 덧칠한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했다. B 씨는 다수의 정비업체로부터 “차량 수리 이후 재도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확인했다.

문제는 포드코리아 측은 “중고차를 신차로 판매한 적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 놓을 뿐 어떠한 이유로 중고차가 아닌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울러 해당 피해 차주들의 교환·환불 조치에 대해서도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새로 신형 익스플로러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신뢰성과 포드코리아의 향후 서비스 품질 모두 도마에 오른 이유다. 실제로 이번에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2020 올 뉴 익스플로러는 지난달 7일 리콜에 포함됐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부차량의 ‘수동주차해제 레버덮개’가 누락되고, ‘계기판이 공장모드(생산과정서 배터리 방전을 예방하기 위해 임시 활성화 하는 기능)’로 남아있는 등의 결함이 발견 된 것이다. 포드코리아의 한국소비자들에 대한 신뢰회복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편, 포드코리아 측은 국내 사전계약 중인 2020년 신형 익스플로러(시카고 공장 생산품)가 해외에서 리콜사유가 됐던 결함이 수리 돼 출시되는지 여부에 대해 “공장생산 일정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로인한 고객인도시점 지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식 익스플로러의 국내 리콜계획 등에 대해선 “(국내에는)보고 된 상황이 없어서 아직 진행이 안됐다”며 “리콜은 공고 및 고객통보 등 절차를 거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도장결함 등 중고차 신차 속여팔기 논란이 일었던 2017년식 익스플로러 차주 장 씨의 건과 관련해서는 “이후 원만히 합의 된 사안”이라고 답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