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국내 항공업계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가릴 것 없이 모든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맞은 것이다.

3월부터 코로나19의 피해가 본격화 된 만큼 2분기에는 더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거라는 암울한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분기 매출 2조3523억원, 영업손실 566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3분기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다만, 당초 시장에서 2400억대의 영업손실까지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자폭이 적었다. 화물 부문의 선방과 인건비 절감 등의 노력으로 그나마 적자폭을 줄였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매출액은 1조1295억원, 영업손실은 2082억원으로 항공사들 중에 가장 큰 적자폭을 나타냈다.

이밖에도 올해 1분기 제주항공은 657억원, 진에어는 313억원, 티웨이항공은 223억원, 에어부산은 385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문제는 2분기 경영실적은 이보다 더 암울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데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모든 노선의 여객 수요가 증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15만4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9% 급감했다.

이같이 시황이 급격히 어두워짐에 따라 1분기 인원 감축도 현실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작년 말 1만9천63명이었던 직원 수가 3월 말 1만8천741명으로 322명이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도 작년 말보다 36명이 줄어 전체 직원은 9천119명이 됐다.

제주항공의 3월 말 기준 직원 수는 3천285명으로 작년 말보다 21명 줄었다. 특히 이중 기간제 근로자는 750명에서 632명으로 118명이나 줄어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이외에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의 직원 수도 소폭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업계들은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저마다 현재의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유동성 지원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총 2조2천억원 규모의 자금 확충에 나섰으며,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매각할 자산과 담보 대출이 부족한 LCC 업계의 경우, 하루빨리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들에 3000억원의 금융대출을 지원한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절반만 지원된 상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해당 금융지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형항공사의 경우 기업 출장 등 상용 노선 항공편 수요에 대응하며 일부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상용 노선이 아닌 해외 여행 수요가 대부분인 LCC는 국제선 복항 계획도 쉽게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국내선 수요를 중점으로 신규 취항 및 운항편 확대에 나섰다

항공업계 관게자는 “2분기에는 업계 전체에 적자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여객 수요의 회복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항공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급여 삭감과 인력 조정 등의 비용 절감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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