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평화당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유성엽 신임 원내대표가 정동영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9.05.13.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최근 민주평화당을 탈당한 ‘변화와 번영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이용주 의원이 지난26일 정동영 평화당 대표를 찾아 사무실 공간 일부를 나눠 쓰자고 말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평화당 소속이던 대안정치는 당시 당의 혁신을 외치며 정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으나 정 대표가 거듭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히자 지난 16일 집단 탈당했다.

대안정치는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평화당 소속 의원 9명과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의원인 장정숙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장 의원의 경우 당적은 여전히 바른미래당이다.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창당준비로 분주한 대안정치는 현재 국회 본청에 따로 배정된 사무실이 없어 의원회관 간담회실 등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내 회의실·대표실 같은 공간은 실제 의정활동 여부와는 별개로 각 ‘정당’이 가진 의석수에 비례해 면적을 배정한다. 평화당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대안정치는 아직 정식 등록된 ‘정당(政黨)’이 아닌 관계로 국회에서 사무실 등을 배정받지 못한 상태다.

평화당과 대안정치가 서로 등을 돌렸다 해도, 정치적 노선 차이가 아닌 당 운영 방안에 대한 문제로 갈라선 만큼 지향점은 여전히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나 지역구 기반을 호남에 두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같은 지역구에서 한때 한솥밥을 먹던 식구끼리의 경쟁이 불편한 점은 서로가 마찬가지다. 이 와중에 이용주 의원이 정 대표를 찾아가 “사무실을 나눠쓰자”고 요청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제대로 된 공간이 필요한 상황에서)평화당이 의석수 대비 과도하게 넓은 공간을 사용 중이라 이를 협의하러 간 것”이라 밝혔다.

평화당은 기존 14석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안정치 소속 9명에 김경진 의원까지 탈당하며 현재 4석이 남아있는 상태다. 즉 4석으로 14석 분의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일부 떼어달라고 했다는 것이 이 의원 측의 설명이다.

정동영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귀를 의심했다”며 “다시 들어오겠다는 것도 아니고 방을 나눠 쓰자는 말을 꺼내다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 대표는 이 의원에게 “당 사무실은 나 개인이나 평화당 사유 공간이 아니라 국회 사무처에서 공문 등을 통해 조율 절차를 거치라”고 전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정 대표 면전에서 말을 꺼내기 겸연쩍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원래 궂은일은 주로 내가 맡아 한다”고 답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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