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서비스 ‘게임박스’ 출시

▲ KT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브랜드 이미지 (사진=KT)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KT는 7개월 간의 배타서비스를 거쳐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인 ‘게임박스(GameBox)’를 정식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를 통해 게임계의 넷플릭스가 되겠다는 포부다. 또한 국내외 게임제작사와 협업을 통해 게임 생태계 강화에도 나선다.

게임박스는 월간 요금을 내면 스마트폰, PC, IPTV 등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KT의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게임을 구동하는 스트리밍 방식이기 때문에 개인의 스마트폰 성능에 상관없이 PC, 콘솔, 모바일 등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 플랫폼이기 때문에 장소의 제약도 없다.

KT는 지난해 12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험 출시했다. 올해 3월부터는 일반 고객에게 오픈 배타 서비스도 진행했다. 권기재 5G 서비스담당 상무는 “7개월 동안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며 “현재 6만4000명의 구독자가 KT의 오픈배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용시간 총합은 3만 시간에 달한다. 이는 KT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의미한다. 좋은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7개월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한국의 게이머들의 취향대로 새롭게 만들어냈다. 전체 이용시간의 81% 가량을 차지하는 ▲NBA2K20 ▲보더랜드2 와 같은 대작게임을 포함한 100여종의 게임과 UI‧UX 환경도 갖췄다.

이번 출시에 포함된 주요 게임은 ▲FPS 게임 보더랜드3 ▲글로벌 1위 스포츠 게임 NBA2K20 ▲느와르 영화 장르의 액션게임 마피아3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마블 슈퍼히어로즈 등 워너브라더스 영화 판권을 인기 시리즈 게임 등이 있다.

성장하는 게임 플랫폼 선언

KT는 매월 10개 이상의 인기 대작 게임을 업데이트해 제공 게임을 연말까지 200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KT는 지난 3일 소셜포인트, 락스타게임즈, 2K 등의 세계적인 게임 레이블 운영사 테이크투 인터렉티브와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초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KT는 게임박스에서 보더랜드 시리즈, 바이오쇼크 시리즈, 엑스컴 시리즈, 2K20 시리즈 등 대작 게임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KT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을 선언했다. 지난 7개월간의 오픈 배타 서비스 결과 예상외로 인디‧캐주얼 게임이 선전하고 있는 경향을 반영했다.

권 상무는 “이는 대작 게임과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여러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 해보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는 유저 참여형 소셜 플랫폼인 스토브(Stove)를 운영 중인 글로벌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와 협약을 맺고 인디게임 제작사의 게임도 서비스하기로 했다. KT는 스토브에서 유통되고 있는 인디게임을 게임박스에 올리고, 양사는 국내외 인디게임 공동 수급 및 게임 콘텐츠 개발 등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인디게임협회와도 협력해 인디게임 개발사 지원을 통한 인기 인디게임 콘텐츠 발굴에 나선다.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과 제휴를 맺고 한게임 사이트에서 게임박스를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KT가 자체 구축한 게임박스 플랫폼에 국내 중소 게임사들의 인디게임까지 수급해 스트리밍 게임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고사양 모바일 게임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에서 KT는 “현재 모바일 게임은 대세다. 이와 관련해 모바일 게임사와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모바일 게임사들도 단말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미 일부 기업에선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라며 “모바일 게임도 이미 단말기의 제약을 받는다. 게임업계의 의견을 들어보니 모바일 투 모바일(mobile to mobile, 모바일에서 모바일로)의 수요도 분명히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게임 유저 포용

KT는 게임박스가 ‘오픈형’ 플랫폼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부터는 타 통신사 가입자에게도 게임박스를 오픈한다. 10월부터는 국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로는 최초로 iOS 서비스를 지원한다. KT는 완전한 OTT 서비스로의 진화를 통해 2022년 누적 가입자 100만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PC와 IPTV에서도 ‘게임박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N스크린 기능을 순차 적용한다. PC용 ‘게임박스’는 9월, KT IPTV 기가지니용 ‘게임박스’는 10월 본격 오픈 예정이다.

LTE(4세대 이동통신) 사용자들도 게임박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는 “처음엔 5G 가입 고객만을 위해 서비스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공급자 위주의 생각인 것 같아 LTE 지원을 추진했다”며 “LTE는 지난 4월 오픈 배타서비스 때부터 지원을 했다. 국내 LTE 기반이 워낙 잘 갖춰져 있어서 사용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KT의 자체 실험 결과 2017년 말~ 2018년 이후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6.0 이상의 스마트폰에서는 무리 없이 게임박스 사용이 가능했다. 다만 지연 속도 등을 감안하면 5G가 월등히 빨라 1080 해상도 이상의 고사양‧고그래픽 게임 시행 시엔 5G를 사용을 권장한다. KT는 향후 게임박스 전용 요금제 등을 출시해 데이터 소모량 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으로 조작이 복잡한 콘솔게임을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도 해결했다. KT는 100여종의 게임에 각각 최적화된 100여가지 스타일의 가상 게임패드를 적용했다. 사용자의 버튼 터치 습관이나 손가락 크기 등의 상황에 맞게 버튼 위치, 크기, 민감도, 밝기 등을 직접 조정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기능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 KT가 12일 공개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게임박스'의 전용 게임패드 시제품. 스마트폰을 패드 사이에 끼워 사용하는 방식이다. 상단의 키 배열은 MS의 콘솔 게임의 컨트롤러인 '컨트롤러 S'와, 하단의 키 배열은 '엘리트 컨트롤러'와 유사하다. (사진=최문정 기자)


KT는 게임패드 개발 전문기업 에이케이시스와 손잡고 다음달엔 게임박스 전용 게임패드도 선보인다. 이 무선 게임패드는 퀄컴 의 칩을 사용해 세계 최저 수준의 반응속도를 구현해냈다. 키 배열은 MS의 게임콘솔인 ‘엑스박스’의 컨트롤러와 같다. 이날 KT가 공개한 전용 게임패드 시제품을 보면 엑스박스의 ‘컨트롤러S’나 ‘엘리트 컨트롤러’ 중 하나와 같은 배열로 출시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플레이스테이션의 컨트롤러인 ‘듀얼쇼크’ 등의 기기도 사용할 수 있다.

게임유저들의 피드백과 게임 이용 데이터 분석 등을 바탕으로 ‘게임박스’를 최적의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이 이용자의 성별, 연령, 게임 플레이 이력, 게임 장르나 분위기 등을 분석해 게임을 분류하고, 유사한 이용 패턴을 보인 유저가 플레이 한 게임을 추천하는 ‘AI추천기능’이 도입됐다.

국내 첫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라는 상징성은 가져갔지만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다. 엑스박스의 ‘헤일로 시리즈’,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젤다의전설’ 등의 독점 지식재산권(IP)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가 흥했던 이유는 자체 IP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닌텐도도 자체 IP를 바탕으로 부진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또한 최근 고사양 모바일 게임은 저사양 모드를 지원하는 등의 대안이 있다. 한국형 동영상 OTT 서비스가 그랬듯 콘텐츠 부족이 우려된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KT는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면 유연성이나 자유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형 OTT라는 독자적인 길을 마련했다”며 “가능한 많은 국내 제휴사들을 끌어들이려고 하고, 일본이나 미국 공급자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글로벌 제휴선을 충분히 확보해 국내에서 고객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T]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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