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LG전자가 4년 만에 투자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경기 침체와 부채확대 등으로 부담이 증가되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3조 2095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올해 초만 해도 LG전자는 3조 5155억원 투자 계획을 세웠으나, 이보다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투자 규모가 오스트리아 헤드램프업체 ZKW 인수자금 1조가량까지 4조 4854억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투자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LG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으로 투자 규모를 키워왔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2조2318억원 ▲0016년 2조5138억원 ▲2017년 3조8662억원 등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투자 계획을 보면 신가전 바람을 탄 H&A사업본부 투자 규모는 8688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서 25%나 감축됐다. BS(비지니스솔루션) 사업본부 투자도 지난해 645억원에서 올해 505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렇게 LG전자가 전반적인 투자 조절에 나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 재발화, 내수부진 등 올해 경기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즉, 대외변수로 인해서 당분간은 긴축재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한 LG전자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투자 확대로 늘어난 차입금 역시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올해 1분기 말 개별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으 210.5%로 위험 수준으로 평가되는 200%를 넘어선 상황이다. 동종업계인 삼성전자나 삼성전기의 부채비율이 각각 26.9%, 40.5%에 비하면 5배 이상 높은 것이다. 따라서 매년 개별 기준 이자부담액도 2000억원을 넘는다.

심지어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이 4877억억원일 기록했는데, 이자지급액이 2414억원을 기록하면서 절반에 달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도 이 같은 과도한 투자가 오히려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투자를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성장동력을 키우는 자동차 전자장비부품과 OLED TV, 패널 부문에서는 투자를 줄이지 않기로 했다. 실제로 VS(자동차부품솔루션) 사업본부의 경우 올해 투자 규모는 8672억원으로, 지난해 7090억원에 비해서 20% 이상 늘었다.

또한 OLED TV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HE사업본부 역시도 지난해보다 40% 늘린 2574억원을 생산능력 향상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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