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통신장비를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가 웃고 있다. 1년 사이에 세계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SK텔레콤을 비롯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에 세계 최초 5G통신 장비를 공급했고 지난 4월에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했다. 경장사인 중국 화웨이와 스웨덴 에릭슨이 미국의 제재와 뇌물 스캔들로 휘청거리면서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일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시장 점유율은 5%를 기록했다. 중국 ZTE(12%)에 밀린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말 점유율은 1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도 화웨이(34%),에릭슨(24%),노키아(19%)에 이어서 4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점유율 상승은 매출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4조 2000억원 매출을 거뒀으며, 지난 한 해 매출 4조 1700억원을 3분기 만에 달성한 것이다. 올해 매출은 5조 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통신장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 급성장 중인 5G 시장에서 발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4G 장비 시장에도 뛰어들었지만, 후발주자였기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었다.

실제로 올해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 첫 현장 경영 행보로 경기도 수원의 5G 장비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해외 수주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통시사인 스프린트, AT&T와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고, 버라이즌과 5G FWA(고정 무선망)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10월에는 일본 통신사 KDDI의 5G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3분기 말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에릭슨과 노키아를 제치고, 화웨이에 이어서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과에는 ‘경쟁사의 악재’가 호재로 작용한 것도 있다. 세계 통신 장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화웨이가 미‧중 무역 전쟁 여파에 휩싸여 있다. 미국은 유럽 등에 화웨이 장비가 보안상 문제가 있다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심지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기고문에서 “화웨이, ZTE 같은 중국 기업 5G 무선통신 장비를 쓰지 말고, 삼성·에릭슨(스웨덴)·노키아(핀란드) 것을 써라”로 명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통신장비시장 3위인 에릭슨이 최근 미국에서 뇌물죄로 1조 3천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아 신뢰도에도 문제가 생겼다.

또 내년 세계 각국이 부가가치가 큰 28㎓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5G를 추진하는 것도 삼성전자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통신업계는 3.5㎓ 저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5G망 구축을 시작했고, 내년엔 28㎓ 고주파 대역 5G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28㎓ 고주파 대역은 3.5㎓ 대역보다 더 빠르게 통신이 가능하다. 수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돼 완전 자율주행차나 완전 스마트 팩토리가 나오려면 고주파 대역의 5G통신망이 필수적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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