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나무위키]

[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카드업계와 은행업계가 각각 공동으로 개발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공급자 위주의 접근 방식으로 인한 결과라고 전문가 등은 분석했다.

지난 24일 카드업계는 작년 한·롯데·하나·현대·비씨·KB국민·NH농협카드 등 7개 사가 공동으로 개발해 내놓은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반 결제서비스 ‘저스터치’가 시장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통카드처럼 결제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NFC방식은 통신 거리가 짧아, 결제 시 해킹 등 위험에 덜 노출돼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애플이나 구글, 유니온페이, 비자카드 등 글로벌 기업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8월 저스터치 출시 후 제로페이가 나오게 되면서 저스터치는 시장에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저스터치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편의점 CU와 GS25 등 전국 3만5000여 곳에 불과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간편결제 제로페이도 가맹점 수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지난 5월 기준 취급 가맹점 23만개로 저스티치 보다는 훨씬 많은 가맹점을 갖고 있다.

저스치티보다 훨씬 많은 가맹점에서 취급하고 있는 제로페이도 흥행몰이에 실패한 상황에서 저스티치는 소비자들에게 이름조차 알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 한복판의 기업형 슈퍼마켓 직원에게 저스티치로 결제하겠다고 했을 때, “저스티치라는 결제서비스를 들어본 적 없다”며 “저스티치로 결제하겠다는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결제서비스의 부진은 제대로 된 준비나 혁신적인 기술 없이 일단 내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한 결과라고 전문가 등은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존 결제서비스와 다를 바 없어 보이고, 더 주는 이익도 없는데 굳이 앱을 새로 깔고 회원가입을 하는 등의 수고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핀테크 업체들이 투자, 자산관리 등의 분야에 골고루 진출한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핀테크 업체들은 지급결제 부분에 몰려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간편결제 시스템이 기존 결제 시스템보다 조금 더 빨라지고 간편해진다는 것 외에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