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반면 ‘노재팬’ 영향으로 한국인의 일본여행이 줄어들면서 여행수지가 개선된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과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늘 것으로 기대되면서 여행수지 개선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수지는 국내 여행자가 해외에 나가서 쓰는 돈과 외국인 여행객들이 국내에 들어와서 쓰는 돈의 차이를 말한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95억6000만달러(한화 약 11조81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5억5000만달러(약 6조4331억원), 36.7% 줄어든 수준이다.

그동안 한국의 여행수지는 2000년 이후 줄곧 적자를 냈다. 적자규모는 2015년 104억7000만달러(약 12조1358억원)에서 2016년 103억6000만달러(약 12조83억원), 2017년 183억2000만달러(약 21조2347억원), 2018년 165억7000만달러(약 19조2063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연간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2108년 실적치를 감안해 110억달러 내외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중국의 한한령이 다소 해소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데다가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진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관광 수요가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1~11월 누적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551만4144명이다.

월 50만명 정도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가정하면 지난 한해 연간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6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기록한 416만9353명, 지난해 478만9512명에 이어 3년 연속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방한 외래관광객수는 1605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4.4% 늘었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연간 방한 외래관광객수가 17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으로 사드 문제가 완전 해소 단계로 들어가게 되면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16년 수준까지 확대가 예상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반면 내국인 해외관광객수 증가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내국인 해외관광객수는 2637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체감경기 악화로 소비가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

게다가 여름 여행 성수기 무렵 ‘노재팬’ 여파로 인해 인기 여행지인 일본을 찾는 내국인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일본 여행수지는 전년동기대비 200억엔(약 2121억원) 감소한 2035억엔(약 2조1586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여행수지 흑자규모가 전년동기대비로 줄어든 것은 지난해 7월에 이어 3개월 만이다.

일본 NHK는 “한국에서 여행자가 큰 폭으로 준 영향 등으로 흑자액이 200억엔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한일 관계 악화로 한국인 방일객이 감소했기 때문에 여행수지 흑자가 2035억엔이 됐다”며 “3개월 만에 전년 대비 (흑자액을)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일본 관광청이 발표한 10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5.5%나 감소한 19만 7300명이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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