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한국인의 여행지급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줄어든 반면, 일본과 동남아에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지급은 일정 기간 한국인이 특정 국가를 여행하며 쓴 돈에 해당 국가에서 발생한 유학연수비용을 더한 값이다. 일반적으로 여행비가 유학연수비용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미국을 상대로 낸 여행지급은 66억4000만달러(한화 약 7조8372억원)로, 1년 전보다 4억6000만달러(약 5429억원) 6.4% 감소했다.

유럽연합(EU)에서 사용한 여행지급도 전년대비 6.3%(3억9000만달러, 약4603억원) 감소한 58억달러(약 6조8457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4억4000만달러(약 5193억원), 20.4% 줄어든 17억5000만달러(약 2조655억원)였다.

반면 일본과 동남아에서 쓴 여행비는 늘어났다.

일본에 대한 여행지급은 51억7000만달러(약 6조1022억원), 1년 전보다 4.2%(2억1000만달러, 약 2479억원) 증가했다. 동남아에서도 11억7000만달러(약 1조3810억원), 16.3% 급증한 83억6000만달러(약 9조8673억원)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비행시간이 긴 곳으로 다녀오는 대신 일본이나 베트남 등 가까운 곳을 짧게 자주 다녀오는 여행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 입국한 한국인은 75만명으로, 전년대비 5.6% 늘었다. 베트남으로 여행 간 한국인도 같은 기간 42.2% 급증한 344만명이었다.

한국은 2000년 이래 계속 여행수지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166억5000만달러(약 19조6520억원)였다.

지난해 한국인이 일본에서 쓴 여행비가 늘긴 했지만, 한국을 여행하는 일본인도 함께 늘면서 일본을 상대로 낸 여행수지 적자는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낸 여행수지 적자는 34억달러(약 4조134억원)였다. 적자 폭은 1.8%(6000만달러, 약 708억원) 축소했다.

미국과 유럽 여행객들이 줄어들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여행수지 적자도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의 여행수지 적자는 각각 9.8%(5억3000만달러, 약 6256억원), 7.6%(4억4000만달러, 약 5194억원) 감소한 49억7000만달러(약 5조8671억원), 52억5000만달러(약 6조1976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을 상대로 한 여행수지는 전년보다 36%(12억4000만달러, 약 1조4638억원) 늘어난 46억7000만달러(약 5조512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한령(限韓令)이 풀리면서 한국을 여행하는 중국인이 다시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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