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해외에 사는 교민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K푸드가 세계인을 상대로 영토확장에 나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크면서 성장성도 높은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을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는 CJ·SPC·농심·동원 등 다수의 식품기업 수장들이 초청받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는 이들 기업에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대미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들은 모두 미국 현지 투자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식품업체들은 미국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직접 진출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성장성이 높은 미국 시장을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삼고, 캐나다·남미 등 인근지역으로까지 고객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은 CJ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업체 카히키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냉동식품회사 쉬완스 컴퍼니를 인수하면서 미국 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현재까지 CJ는 미국 사업에 약 30억달러(한화 약 )를 투자했다. 이 중 28억달러(약 )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집행됐다.

여기여 CJ그룹 손경식 회장은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미국 식품·유통 사업에 추가로 최소 10억달러(약 )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투자는 구체적으로 식품·유통 부문에 대한 집중 투자로, 미국 동부·서부 지역에 공장을 짓는 방안부터 추가 인수합병(M&A)까지 폭넓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공식적인 발언이 있었던 만큼 CJ는 향후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에서 가맹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SPC는 추가 매장 오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년 150개 이상의 매장을 늘려 오는 2030년까지 200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5년 미국에 진추라한 SPC그룹은 현재 뉴욕·샌프란시스코 등에 78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 중인데 내년까지 미국 전역에 300여개 파리바게뜨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국내 라면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심은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에까지 도전장을 내밀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전년대비 9% 늘어난 2572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 중심의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펼친 결과, 지난해는 사상 처음 미국 내 주류시장이라 불리는 메인스트림(mainstream·현지 백인, 흑인 중심 시장)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지르기도 했다.

코트라(KOTRA) 미국 워싱턴 무역관 관계자는 “그동안 김치 등 매운맛의 K푸드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지 못했지만, 호기심 많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매운 음식과 양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농심은 지난해 12월 LA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미국 동부에 제2공장 건설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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