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몇 년 사이 유통업계는 1인 가구 증가, 온라인 중심의 유통채널의 변화 등에 따라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꽁꽁 닫기에 이르렀다. 말 그대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은 최근 유통업계의 ‘정기 인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유통업체들은 위기 속에서 예년보다 빠르게, 또 ‘태풍급 인사’라고 불릴 정도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 인사 트렌드는 ‘세대교체·성과주의’다. 젊은 경영진을 전진 배치하면서 변화무쌍한 유통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면서 이동호 부회장, 박동운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이들의 자리에 1960년대생 경영진이 앉았다.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정이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어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이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김 대표는 한섬 대표를 맡은 지 4년 만에 온라인몰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린 점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도 온라인몰 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시기 신세계그룹도 대대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9일 장재영 신세계 대표를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차정호 대표를 신세계 대표로 ‘맞트레이드’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장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실적 면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면서 가능한 유임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그룹 내 각 계열사에 필요한 인물을 배치해 외부 변수가 많은 시장 환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중하고 노련한 장 대표에게 급성장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맡기고, 비교적 트렌드 변화가 필요한 신세계백화점에는 그에 맞는 차 대표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도 매년 12월 초 진행하던 임원 인사를 한 달가량 앞당겨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대표인사를 수혈했다.

잇단 ‘파격인사’ 행보…과연 롯데는?

유통공룡들이 잇따라 파격적인 인사 단행에 나서면서 이제 업계의 관심은 롯데그룹으로 쏠리고 있다.

더욱이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최종 판결을 받으면서 오너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뉴롯데’에 속도를 낼 예정이어서 차기 인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을 선포한 만큼 실적이 부진한 유통부문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정년을 넘긴 유통 BU 최고 책임자의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차기 후보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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