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 배당 기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주요 상장사들은 중간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배당을 받는 주주 확정일)을 결정했다는 공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이 본격화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요구가 커진데다가, 상장사 스스로나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밝히는 등 올해 중간 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44개 상장사가 2분기 중간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 지난해 중간 배당을 결정한 상장사가 총 38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중단 배당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장사 숫자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2분기 중간 배당 상장사는 2016년 29개, 2017년 35개로 매년 중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중간 배당금 총액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중간 배당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167억원이었던 중간 배당은 2017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서 지난해 3조 1717억원으로 2014년 대비해서 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배당금 지급 규모가 컸던 삼성전자와 현대차, SK이노베이션, 하나금융지주, 포스코 등은 일찌감치 2분기 주주명부 폐쇄일을 확정하고 분기 배당 지급 준비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현대모비스와 롯데지주 등 사상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선언한 종목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올해 처음 중간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두 대형주를 포함해 미원에스씨, 코웰패션, 에코마케팅, 해마로푸드서비스 등 6개사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2분기에 주당 1000원 가량 분기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해 기말 주당 배당금 4분의 1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추산해보면 올해 중간 배당금은 약 900억~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서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향후 연간 잉여 현금 흐름의 20~4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 역시 지난 2017년 8월 출범 이후 첫 중간 배당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당시 향후 배당 성향을 30%까지 늘리고 중간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에는 처음 그 약속을 지키게 된 셈이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롯데지주의 올해 1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4조 3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줄어든 상황이지만,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서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털 등 금융 계열사 처분으로 올해 추가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

또 2년 만에 중간 배당에 나선 우리은행 역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서 자회사 우리은행의 중간 배당 규모가 6700억원이라고 밝히는데, 이는 2017년 중간 배당액 670억원 대비 10배 증가한 것이다. 이번 배당은 전부 우리금융지주에 귀속되는데, 우리금융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적극적인 인수‧합병 (M&A)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 안전판 역할을 하는 배당의 매력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주주들의 배당 확대 압박과 함께 상장사 스스로도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펴고 있어, 향후 중간 배당 지급 상장사와 지급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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