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시아 기자]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팔자세’를 보이고 있다. 너도나도 보유 물량을 파는 ‘패닉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2일 이후 3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871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03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1조3196억원을 순매도하며 팔자세에 나선 것과 달리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나홀로 매도 우위를 보였다. 동일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4.9%, 11.4% 감소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로 비롯된 한‧일 무역갈등에,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6일 미국 재무부는 25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에 미국 증시는 2~3%대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블랙먼데이’를 경험했고, 이는 국내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수급 기반이 회복되기 전에 출몰한 패닉 셀링”이라며 “미 증시와의 탈동조화 심화 등에 따른 시장참여자들의 무력감 지속으로 국내 증시 수급 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가운데 추가적인 악재들이 돌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개인의 대규모 신용 반대매매가 증가한 것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금융경제학과의 한 겸임교수는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가 급격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반대매매 신호로써, 가격을 불문하고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주가가 급락해 일례로 대부분의 은행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를 기록하는 등 매력적인 주가 레벨에 도달했는데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빚진 것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에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 가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내려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대금을 내지 못할 때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지난 5일 기준 신용융자잔고금액은 9조1251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4조1790억원, 코스닥시장은 4조94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1일 잔고인 10조3632억원에 비해 11.9% 줄었다.

반대매매 물량이 더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투자심리를 묶어버리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인들이 미수로 주식을 매수하고, D+2일에 결제하기 못해 다음날(D+3) 반대매매가 실행된 금액(미수금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6월 하루 평균 68억원에서 7월 81억원으로 증가했다”며 “담보비율 하락과 증거금 부족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된 스탁론까지 반영할 경우 반대매매 금액은 확대가 예상된다”고 추측했다.

코스닥의 경우 개인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물량을 손절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은 지난해부터 ETF나 신용증자 물량이 대단히 많았는데 해소가 안돼 문제가 됐다”며 “기관은 이미 팔고 나간 부분이 많았는데 개인들은 이번에 손절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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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 이시아 기자 edgesun9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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