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올해 신년사에서 10대 그룹이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고객‧성장‧미래’였다. 또 ‘혁신’과 ‘역량’ 키워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반면에, ‘글로벌‧시장‧경쟁‧새로움’ 등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지난해의 경우 대내외적인 경영 불확실성 등의 문제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신년사에 담겼다. 반면에 올해는 국내 및 글로벌 경기부진 지속으로 지난해보다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을 예감한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자체적인 혁신과 역량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국내 10대 그룹의 2020년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고객’이라는 단어가 56회가 나오면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뒤이어 ▲성장(42회) ▲미래(28회) ▲혁신(23회) ▲역량‧가치‧지속(각 21회) ▲변화‧글로벌‧새로움(각 20회) 등이 키워드 톱 10에 올랐다. 고객과 성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빈도수 1,2위를 차지했다.

‘고객’이라는 키워드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약 9년 동안 한 번도 1위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이후 올해까지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 키워드가 10위권 내 포함된 해는 2010년과 2015년(각 3위), 2018년(6위) 뿐이었다.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고객가치’라는 기본정신을 강조하며 지난해 30여차례, 올해 24차례에 걸쳐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7개 그룹에서 고객이라는 단어가 거론된 수치는 32회다. 지난해에는 LG그룹이 압독적으로 고객이라는 키워드를 많이 거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SK그룹이 신년사를 하지 않고 현대중공업이 3일 신년사를 발표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횟수(28)보다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고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LG 외에도 신세계그룹 역시 ‘고객(9회)’를 많이 거론했으며, 롯데(6회)·GS(3회)도 키워드 5위를 기록했다. 2위 키워드 ‘성장’은 지난해 41회, 올해 42회로 각각 언급됐다.

성장은 2011년부터 10년 연속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3위 내 포함된 단어다. 미래의 경우 지난해 9위(24회)에서 올해 3위(28회)로 올랐다. 반면에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글로벌은 9위로 떨어졌고, 4위와 5위였던 가치와 시장은 각각 5위, 11위로 하락했다. 아울러 각각 28회, 27회 언급돼 6~7위에 올랐던 ‘경쟁·새로움’의 경우 각각 12위(17회), 10위(20회)에 그쳤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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