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도입 이후 은행앱 전면 개편 중
계열사 서비스 연계 등 금융플랫폼 변신
연내 2금융권 가세하면 경쟁 더 커질 듯

▲시중은행들이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편하고, 계열사들과 연계를 통해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금융 플랫폼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시중은행들이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편하고, 계열사들과 연계를 통해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금융 플랫폼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오픈뱅킹 도입 이후 은행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연말 2금융권까지 가세하게 되면서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서비스 개편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자사의 모바일 뱅킹앱 신한 쏠(SOL) MY자산 메뉴에 ‘청약컨설팅’ 서비스를 추가했다.

청약컨설팅 서비스는 ▲청약가점 산출 ▲분양정보 확인 ▲예상가점 비교 ▲청약신청 연결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 관련 서비스를 원스톱을 제공한다.

또한 청약가점을 등록하면 청약점수에 따른 분양예정단지를 추천하고, 관심단지를 설정하면 입주자모집공고에 대한 알림서비스도 제공한다. 분양가 대비 예상대출한도와 고객의 자산현황을 반영해 필요한 대출금액도 알려준다.  

 

▲ 신한은행은 21일 자사의 모바일 뱅킹앱 신한 쏠(SOL) MY자산 메뉴에 ‘청약컨설팅’ 서비스를 추가했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이 정식 도입되기 2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신한 쏠을 전면 개편해 ‘MY 자산’ 통합조회 서비스를 개시했다.

MY자산 서비스는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은행 계좌뿐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자동차, 현금영수증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신한 쏠 하나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최근 모바일 앱 ‘하나원규’를 전면 개편한 ‘뉴 하나원큐’를 출시했다.

뉴 하나원큐는 기존의 계좌이체와 해외송금, 오픈뱅킹을 통해 다른 은행에서 보내는 송금은 물론 ▲차용증 송금 ▲내 마음 송금 ▲글로벌페이 송금 등 다양한 방식의 송금 기능을 추가했다.

이중 차용증 송금과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얼굴인증 서비스’는 하나은행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1Q 애자일 랩’에 참여한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뉴 하나원큐도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 연계를 통해 주식 거래, 보험 진단, 카드 거래 등 다양한 금융 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


▲ 하나은행은 모바일금융 앱 ‘뉴 하나원큐’를 출시하고 평생 이체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최근 모바일 앱 ‘우리원뱅킹’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메인화면에 배치하는 등 개편에 나섰다.

우리원뱅킹을 통한 계좌이체 시 문자, 카톡 등에서 복사한 계좌번호가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하는 등 편의성을 높였다.


▲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인 ‘우리WON뱅킹’에서 제공하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고객 편의성 중심으로 개선했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월이용자수를 보유한 국민은행도 지난 5월 모바일앱 ‘KB스타뱅킹’의 오픈뱅킹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다른 은행 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 시키는 ‘충전’ 기능이 추가되고, 대표 서비스인 ‘잔액모으기’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에 다른 은행 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 시키는 ‘충전’ 기능을 추가했다.


국민은행의 자산관리 앱인 KB마이머니도 함께 개편됐다.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 계좌도 분석하고 진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픈뱅킹이 가져온 변화 바람
시중은행들이 자사의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고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오픈뱅킹 도입 이후 고객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하나의 은행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기존의 ‘주거래은행’이라는 틀에 더 이상 안주할 수 없게 됐다.

현재까지 16개 은행, 31개 핀테크 기업 등 47개 기관이 오픈뱅킹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고, 올 연말까지 제2금융권으로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저축은행이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와 저축은행 79개사가 오픈뱅킹 서비스 개시에 합의했다. 이르면 내달 부터 오픈뱅킹 시스템 구축을 시작해 연내 업계 공동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용카드사도 오픈뱅킹 참여를 확정하고, 금융당국과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율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도입 이후 고객 편의성 중심으로 모바일 앱 개선에 나선 것은 사실이다”라며 “연내 2금융권 참여가 확실해지면서 서비스 개편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오픈뱅킹 도입 전후로 금융서비스 개편에 나선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단순히 계좌 정보와 이체 기능을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열사와 제휴사와의 공동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금융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픈뱅킹은 금융소비자의 데이터 권리를 금융회사의 소유로 인지됐던 것을 금융소비자 개인 데이터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해 정보열위에 있는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나아가 금융소비자의 후생을 증대시키며,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각사)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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