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7일 일본에 도착한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정부가 거래 규제 대상 목록에 올린 반도체 첨단소재 3종(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폴리이미드) 거래선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본의 현지신문인 니혼게이자신문은 이 부회장은 일본에 도착한 이후 거래처 기업 간부를 만나 일본 이외의 공장에서 한국으로 소재 조달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이외에 대만이나 싱가포르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소재 업체 스탈레에서 고순도 화수소(HF·에칭가스)를 조달받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회로의 모양대로 깎아내는 에칭 공정에 쓰이는 것으로, IT업계에서는 에칭가스는 독성이 있어 오래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JIT(Just in time·적시공급)’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 부회장의 요청과 달리 스텔라는 현재 일본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지만 대만 등지에서 한국에 에칭가스를 수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에칭가스를 비롯한 전략물자의 수출 허가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두 가지 방식을 통해서 에칭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스텔라나 모라타 등 일본 업체에서 바로 고순도 에칭가스를 들여오거나, 또는 국내에 있는 협력업체가 사들인 일반 불화수소를 고순도로 가공해 제품을 받는 방식이다.

또 다른 거래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PR)를 생산하는 일본 현지 업체 TOK도 이 부회장의 현지 일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TOK 관계자는 최근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는데, 갑자기 정부의 수출 규제가 생기면서 실망감이 크다”면서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는 생산량이 적고 한국에서도 생산시설이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청와대 행사 전날인 9일에는 귀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대로라면 이 간담회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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