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9.02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 모 씨가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며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이 위조된 정황이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조 후보자의 배우자이며 조 씨의 어머니다.

2012년 영재프로그램 봉사활동으로 동양대 총장 표창 받았지만…“준 적 없어”

검찰과 조 씨가 쓴 자기소개서에 따르면 조 씨는 부산대 의전원 지원 당시 자소서에 표창사항을 기재했는데, 표창사항에는 학부시절 및 그 이후의 것만 기재하도록 하고 도지사 및 시장, 장관급 이상의 수상내역만 기록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지식거래 사이트에 올린 서울대 환경대학원 자소서에도 ‘4학년 초부터 인문학 영재프로그램에 참여해 봉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동양대 관계자에 따르면 영어영재센터는 수년 전 국비 지원을 받아 영어교육 관련 교재를 만든 적도 있다. 조 씨는 이때 조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표창장을 발급한 학교가 조 씨의 어머니인 정 교수가 재직 중인 동양대인 것을 확인하고 전날(3일)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해당 표창장을 발급한 적 없다는 동양대 총장의 입장이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이런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적도 없다”고 밝혔다. 조 씨가 표창장을 받은 것은 2012년이지만, 최 총장은 1994년부터 현재까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동양대 한 관계자는 “검찰에서 조 씨 딸이 우리 학교에서 받았다는 표창장을 들고 왔는데 상장 일련번호와 양식이 우리 것과 달랐다. 그래서 학교에 있는 상장번호를 보여주고 검찰도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아이가 중고등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며 “(표창장을 받은)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정 교수 “딸 표창장 정상 발급된 걸로 해달라”

한편 동양대 교양학부에 재직 중인 정경심 교수는 이날 조 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수상 의혹과 관련해 “딸의 표창장이 정상적으로 발급됐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동양대 측에 연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정 교수가 동양대 고위관계자에 전화를 걸어 ‘딸의 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수 있으니 총장 표창장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특히 정 교수는 총장 표창장 발급이 자신이 맡고 있는 영어영재센터장 전결 사안이라는 내용을 보도자료에 포함시켜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에는 동양대 총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

 

▲ 검찰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57) 교수가 근무하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019.09.03.

이에 따라 검찰은 해당 표창장이 처음부터 조작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전날 압수수색에서도 이와 관련한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대도 자체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임의로 표창장을 발급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동양대 측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동양대 표창장은 초등학생도 많이 받는 상”이라며 “정 교수가 동양대에 전화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수사와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이라 언급하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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