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대부분의 대기업들의 임원 승진 수가 작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경영 악화가 지속되자 임원감축을 통한 긴축 경영 조치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한 SK, LG, 롯데 등 8개의 대기업 중 새 임원 승진자 수가 늘어난 곳은, 한화그룹 한 곳 뿐이었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는 284명이 임원으로 승진했지만, 올해는 170명에 그쳤다. 전년에 비해 40.1%나 감소한 것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51명이던 임원 승진자 수가 올해는 117명으로 감소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85명에서 165명으로 축소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34명이던 임원 승진자 수가 16명으로 줄었다. GS그룹은 지난해 24명에서 올해 21명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94명에서 74명으로 임원 승진자가 줄었다.

재계 10위권 그룹 중 임원 승진자가 늘어난 곳은 한화그룹뿐이다. 지난해 110명에서 올해 118명으로 늘었다.

재계서열 10위권 밖 대기업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신세계그룹의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 61명에서 올해 48명으로 줄었다.

한진그룹의 경우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원 수를 108명에서 79명으로 감축했다. 두산중공업은 연말 정기 인사에서 전체 임원 65명 중 13명에게 퇴사를 통보하는 등 임원 20%를 감원했다. 이번 임원 감축으로 두산중공업 임원은 2016년 124명에서 3년 만에 52명으로 줄게 됐다.

삼성그룹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 농단 파기환송심 장기화 등으로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그룹이 이처럼 임원 승진자 수를 일제히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은 업황 부진과 경기 침체 등으로 기업 경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체감경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전망치는 90.8로 나왔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88.7)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 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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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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