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민주 인턴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다시금 최악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 검찰은 이번에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1년 7개월을 이어온 수사가 흐지부지된다. 때문에 이번 구속심사는 양측에게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싸움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은 8일 오전 10시 3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심사를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도 함께 구속심사를 받는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영장실질검사에서 판단될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합병 당시 삼성 측의 주가 방어가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었고, 시세조종과 분식회계 등에 이 부회장이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검찰이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관건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외부감사법위반 혐의를 적용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고, 특히 이 부회장이 이를 인지해 지시하거나 관여했다고 보고있다.

당시 합병과정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진행되면서, 제일모직 지분만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에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등 고의적이고 조직적인 불법개입을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초 이 수사는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분식회계가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했다고 방향을 잡고 수사를 확대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다가 모두 기각당했다.

이후 검찰은 보강 수사를 하며 ‘시세조종’ 혐의에 집중해 수사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영장청구를 계기로 시세조종 부분을 부각한 것은 법원을 설득하기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분식회계보다 시세조종 혐의가 더 확실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2015년 삼성전자·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한 제일모직의 주가를 끌어올려 기업가치 평가를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삼성 측이 이사회 합병 결의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막기 위해 호재성 공시를 이용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부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또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위증 혐의도 추가했다. 이는 김 전 팀장만 국정농단 재판에서 경영권 승계와 합병이 무관하다는 취지로 증언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앞서 이뤄진 검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삼성은 삼성바이로직스의 회계 변경은 바이오산업의 '신장 특수성'에 따른 것이며, 인위적인 기업 가치 조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일각에선 규정상 이 부회장을 대상으로 한 영장 청구 자체가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라, 구속의 사유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지가 없거나 ▲증거인멸 염려가 있거나 ▲도주의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이미 50여차례의 압수수색과 110여명에 대해 430여회의 소환 조사가 이뤄졌고 관련 수사가 1년 7개월 이상 이어졌다"며 "증거 인멸 우려가 있었다면 지금에서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점이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이례적으로 이번 합병 및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관련 일부 보도에 정면 반박하며 `언론인 여러분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삼성은 입장문을 통해 “이러한 기사들은 객관적 사법 판단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랜 검찰 수사로 삼성의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돼 있다. 한국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며 삼성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출처=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daum.net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