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해 들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대폭 하락하면서 국내 500대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이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 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도 같은 기간 30곳에서 34곳으로 늘어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갚아야 할 이자 대비 영업이익을 얼마나 벌었는지 보여주는 재무건선성 지표다.

2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금융사를 제외한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는 241개사의 3분기 누적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5.08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01보다 4.9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같은 수치 하락은 올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반면 이자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이자 상황 여력이 악화된 것이다.

올해 전제 기업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6조366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8조4145억원 대비 52조477억원(40.5%)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이자 비용은 같은 기간 12조8281억원에서 15조417억원으로, 2조2136억원(17.3%) 늘어났다.

기업별로 보면 ▲LG디스플레이 ▲아시아나항공 ▲삼성중공업 ▲현대상선 ▲쌍용차 ▲OCI ▲현대로템 ▲세메스 ▲덕양산업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심텍 ▲대성산업 등 12곳이 영업손실을 냈다.

한국조선해양과 SK인천석유화학, 휴비스, 포스코에너지, 에코플라스틱, 두산건설 등 22곳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배율 수치가 1 미만이면 이자를 낸 만큼 돈은 벌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손실을 본 기업을 포함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은 ▲한진중공업▲금호타이어 ▲동부제철 ▲두산건설 ▲현대상선 ▲쌍용차 ▲덕양산업 ▲대성산업 ▲세종공업 ▲대유에이텍 ▲화신 ▲에코플라스틱 등 12개사다.

이 중 현대상선과 쌍용차, 덕양산업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덜어진 곳은 모두 13개사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사가 다수 포함됐다.

이외 SK인천석유화학과 OCI, 휴비스 등 석유화학 업체와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 등도 1 미만으로 하락했다.

이들 기업과 달리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GS홈쇼핑이었다. 이 회사의 이자보상배율은 1571.55에 달한다. 강원랜드도 1220.89로 네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어 S&T모티브(758.89), 고려아연(614.27), 한전KPS(336.99), 에스원(289.52), KT&G(209.59), 포스코ICT(192.10), 한섬(188.80) 등도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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