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앞둔 금융권 수장 잔혹사…채용비리·DLF·낙하산출근저지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7 09: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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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자리 왔다갔다 공포의 22일…손태승·함영주는 연휴 끝나고 제재수위 확정될 듯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설 연휴를 앞두고 금융권 수장들은 살얼음판을 걸었다. 특히 지난 22일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채용비리 1심 선고일이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DLF 2차 제재심 날로써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했다.

조 회장은 법정구속을 면하면서 연임 좌초위기를 넘겼지만 유죄판결이 나면서 도덕적 이미지 쇄신이라는 과제가 남았고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1,2차 DLF 대심을 마치고 징계수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30일 세 번째 제재심을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

여기에 윤종원 IBK은행장은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는 노조에 가로막혀 20여일째 출근을 하지 못하며 최장 출근저지 기록을 나날이 경신하고 있다. 명절을 전후에 빚어진 금융권 수장 잔혹사에 대해 짚어봤다.

조용병 채용비리 1심 선고
손태승·함영주 DLF 제재심
출근 못하는 윤종원 낙하산
손태승·함영주 잠못드는추석

 

조용병 유죄는 인정 법정구속은 면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지난 22일 2015년 신한은행장 재직 당시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죄판결이 나긴 했지만 이로써 조 회장은 회장직 연임이 확정됐다. 법정구속이라는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인데 당초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도 작년 말 조 회장 연임을 추진하면서 법정구속이 되지 않을 경우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열어 연임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검찰이 항소 할 가능성이 높지만 1심에서 집행유예가 떨어진 만큼 향후 재판에서 구속될 우려는 적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상당한 선방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년 1월부터 조 회장과 비슷하게 채용비리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고 재판부가 실형(1년6개월)을 선고해 법정구속된 것(동년 6월 2심에서 징역 8개월로 감형)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전월 18일 검찰은 조 회장에게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 벌금 5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조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외부 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전·현직 임직원 자녀들을 별도 관리하고, 남녀고용 비율을 인위적으로 설정하는 등 모두 154명의 서류전형과 면접 점수를 조작한 혐의다.

재판부는 “(소명된 정황상)회장이 임직원 자녀를 관리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다만 조 회장이 합격에 대해 구체적 지시를 하지는 않았고 지원 사실을 알린 지원자로 인해 다른 지원자들이 불이익을 받지는 않은 점은 유리한 점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나·우리銀 DLF 추석 지나야 결론 날 듯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수위가 오는 30일 3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결론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설 연휴에도 긴장감을 지속할 것을 보인다.

함 부회장은 지난 16일 1차 제재심에서 DLF사태 관련 소명을 마쳤다. 다만, 당일 소명시간이 9시간에 걸칠 정도로 길어지면서 우리은행 안건이 예상시간인 4시보다 3시간가량 지연된 7시쯤부터 올랐고 손 회장은 약 두 시간만 소명할 수 있었다. 우리은행에 대한 심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이에 22일 2차 제재심에서는 우리은행에 대한 심의만 이뤄졌다

금감원은 대규모 원금 손실을 야기한 DLF 사태와 관련, 상품을 불완전 판매한 은행 외에 경영진에게도 내부통제 부실 등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 대해 ‘문책경고’ 가능성을 사전통보한 상태다. 금융사 임직원에 대한 제재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정직) ▲해임권고 등 다섯 단계로 구성되며 문책경고 부터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문책경고가 확정될 경우 임원으로서 잔여임기를 수행할 수는 있지만 이후 3년 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지난해 12월 손 회장은 임기 3년의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됐다. 제재심 결과는 회장직 유지 여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중징계가 나올 경우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내려도 재심, 이의제기, 행정소동 등 절차를 거쳐 3월 이후로 징계 확정을 미뤄 연임을 관철할 수는 있으나 이 경우 비난여론으로 인한 우리금융의 이미지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22일 제재심이 손 회장의 소명시간으로만 할애됨에 따라 최종결과는 30일 3차 제재심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입장에서는 잠 못 드는 명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날이 출근길 저지 최장기록 경신 중인 윤종원

IBK은행의 경우 비리관련 행장 리스크는 없지만 윤종원 IBK은행장이 ‘청와대 낙하산 인사’로 인식되면서 노조의 저지로 20여일 넘게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재 금융권 전체를 놓고 봐도 역대 최장 출근 저지 기록을 세운 것인데 출근저지가 지속되면서 나날이 기록을 경신중이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13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의 14일 출근 저지 기록이다.

윤 행장은 지난 3일부터 임기를 시작해 당일부터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 저지로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윤 행장은 업무를 보기 위해 서울 삼청동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한 상태다. 기업은행 노조는 “당·정·청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는 한 설 연휴이후에도 투쟁을 이어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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