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인턴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여객기 87%가 그대로 땅에 발이 묶였다. 이에 항공업계가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 항공협회는 3일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4주차 기준으로 국적사들의 여객기 374대 중 324대(86.6%)가 멈춰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81개국에서 취한 한국발 입국금지·제한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여행 자제 때문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수치로는 국제선 이용률은 96%, 국내선의 경우 60%나 하락했다. 또한 업계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 유행인 상황에서 당장 오늘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이것이 곧장 이용 증가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앞서 항공업계는 지난 2월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여러 자구책을 펼쳐왔다. 직원들은 희망퇴직, 무급휴직 등의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고, 임원들을 중심으로 줄줄이 급여 반납도 이어졌다.

그러나 항공 산업 특성 상 고정비 비율이 높아 개별적 노력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작년 기준으로 평균 고정비는 월 7000억~8000억 원 정도이다. 인건비를 최대한 줄여도 월 5000억 원의 고정비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부채상환도 문제가 된다. 항공산업의 평균 유동부채는 5조원 규모이다. 원활한 자금융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금 유동성 문제가 파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전면적인 셧다운 상황에서 고정비 비용이 천문학적인 항공산업은 3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경제 피해규모는 2520억달러(약 309조 5000억 원)수준이다.

이에 각국 정부는 강도 높은 항공산업 살리기에 나섰다.

미국은 총 58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보조금 및 대출지원을 결정했고, 독일은 아예 국적기(루프트한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무한대로 설정했다. 프랑스와 싱가프로는 각각 450억유로(약 60조5000억원), 133억달러(약 16조4000억원)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대만·독일·영국·호주·뉴질랜드 등 국가들도 자국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8일 제11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6월까지 항공기 정류료 정류료 전액 면재 ▲안전시설 사용료 3개월 납부유예 ▲운행 중단으로 미사용한 운수권·슬롯 회수 전면 유예 등의 항공업계 지원안을 발표했다. 국책은행을 통해 3000억 원 규모의 대출도 약속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원이 국내 저가항공사(LCC)만 대상으로 했다. 똑같이 위기를 맞은 국적항공사가 포함되지 않아 미흡한 대책이라는 업계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의 항공사로 구성된 항공협회는 정부에 호소문 제출을 위해 지난 19일부터 논의를 이어왔다.

항공협회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등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또한 항공기 재산세를 면제하는 등의 각종 세금 감면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항공산업은 국가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제여객의 97%, 수출입액의 30%를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의 인적·물적 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며 “항공사뿐 아니라 지상조업, 관광업 등 직간접 고용 인원만 84만명으로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즉각적이고 신속한 지원으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다시 비상해 국가 경제와 국민편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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