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지만 최악의 고비를 맞은 항공업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말인 듯싶다.

지난 3분기 일본발(發) 악재 속에서 성수기에도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4분기에도 그렇다 할 희망 요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일 한국항공협회 집계를 보면 반일 감정 등으로 지난달 국내 LCC의 일본 여객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3% 줄어들었다. 연말까지 LCC업계가 최소 7830억원의 ‘일본발’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일본을 대체하는 신규 노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여행 및 지역 특성상 일본 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유사한 여행지역은 대만과 홍콩 등이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에는 일본에 이어 홍콩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출국 수요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마저 대규모 시위와 유혈 사태로 관광객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해지는 등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항공 업계가 조금씩 타격을 입는 모양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홍콩 출국자 수는 올해 4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졌다. 1월 16만1000명 수준이었던 홍콩행 출국자는 3월 홍콩 시위 사태가 발발하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홍콩 출국자는 4월 9만8000명에서 5월 10만6000여명 수준으로 소폭 늘었다가 6월부터 감소세가 계속 됐다. 7월 7만8000여명 수준까지 하락한 홍콩 출국자는 9월에는 4만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LCC들은 일본 노선 대안으로 꼽혔던 홍콩 노선 운항 계획도 변경하고 나섰다.

이미 에미레이트항공, 에어캐나다, 싱가포르항공 등 세계적인 항공사들도 홍콩 노선을 축소했다.

진에어는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한 달간 인천·홍콩 노선 운휴를 결정했다.

이번 운휴에 대해 진에어 측은 명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홍콩 시위 사태가 점점 확산되면서 운휴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에어에 앞서 지난 3일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미리 잡혀 있던 인천-홍콩 노선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인천~홍콩 노선 운항을 주 14회에서 주 7회로 감편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대구-홍콩 노선을 동계 기간에 비운항한다. 티웨이 관계자는 “운항 중단 결정에는 홍콩 시위 사태에 따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6개월 가까이 홍콩 시위 사태가 이어지며 다른 항공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른 LCC들은 홍콩 운항과 관련해 “아직 운휴 등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노선 운영 방안에 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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