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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올해 저축은행들이 대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익잉여금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두둑하게 쌓인 이익잉여금에도 적극적으로 배당엔 나서지 않고 있다.

20일 저축은행업계는 올 1분기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들이 전년 동기에 비해 196%(4558억원) 급증한 6885억원의 이익잉여금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이 경상적인 영업활동과 고정자산의 처분 등 임시적인 손익거래를 해 얻은 결과로, 주주들에게 배당하거나 자본으로 대체되지 않고 남아있는 자금을 뜻한다.

이익잉여금은 SBI저축은행이 1259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크게 증가했고, 이어 OK저축은행이 976억원, 웰컴저축은행이 76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이 482억원, 모아저축은행이 391억원, 유진저축은행 390억원, JT친애저축은행이 330억원 등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의 이익잉여금이 이 같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업권 분위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타 금융업권은 외국인이나 개인주주, 대주주 등 지배구조가 복잡한 반면 저축은행은 대부분 단일 대주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배당에 대한 압박이 적은 편이다. 특히 일본계 등 외국계 자본으로 인수한 저축은행은 고액 배당 시 국부유출 논란을 야기할 위험도 있다.

아울러 작년부터 올해까지 배당을 한 저축은행은 유진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등 세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저축은행은 3월 이사회를 개최해 50억400만원을 현금배당했으며 모아저축은행은 작년 결산배당으로 68억19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작년 중간배당을 실시해 402억원의 대규모 현금배당을 실시해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일부 자금을 회수해갔다. 이에 애큐온저축은행은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이익잉여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배당에 소극적인 저축은행 업계는 아직 배당보다는 재무적 구조를 튼튼하게 쌓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전문가는 “저축은행이 2011년 부실사태를 겪은 이후 결손을 충당하고 이익을 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당은 천천히 진행하는 추세”라며 “이익잉여금이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개선되며 재무적 지표가 다방면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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