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1만개’ 집토끼, 지키느냐 뺏기느냐.

내년도 편의점업계는 편의점주들이 대거 자유계약(FA)시장에 나오면서 대규모 점포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편의점 가맹 계약을 통상 5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지난 2014년부터 편의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올해 말부터 업체간 재계약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자율규약 등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편의점 본사 입장에서는 자사 점포를 지키면서 다른 브랜드 점포는 최대한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1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는 재계약을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재계약 시점이 가까워진 점포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편의점은 1241개의 매장이 새로 생겼다. 다음해에는 3348개로 ‘세 배’ 가까이 늘었고, 2016년에는 4614개가 추가됐다. 2017년에도 5307개가 더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출점 경쟁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출점은 1627개에 그쳤다.

정부의 담배권 소매점 출점 기준 강화, 자율규약 영향 등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율규약이 실행된 올해 편의점 증가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편의점 본사는 신규 출점보다 재계약 점포 확보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신규 점포를 출점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편의점 업체들은 재계약 점포들을 확보하는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올해부터 재계약 점포가 급증하면서 경쟁 과열 양상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본사와 가맹점주는 5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2020년부터 3년 동안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는 전국 편의점은 약 1만3000여개에 달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통계 기준에 이마트24가 포함되어있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물량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앞으로 다가올 3년간 재계약 점포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편의점 업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업체가 앞다퉈 가맹점주를 위한 복지 정책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업체들은 웨딩 플랜 서비스, 산후 조리 지원, 요양보호사 서비스, 법률 서비스 지원, 점주 자녀 채용 우대, 자녀 학비 지원, 경조사 시 본사 직원이 점포 관리 등을 내놨다.

복지책과 함께 본사-점주 간 이익 배분율 조정 등의 유인책도 제시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작년 말과 올해 초 배분율을 상향 조정했다. GS리테일은 전기료 및 영업활성화 지원금을 폐지하는 대신 점주 이익배분율을 최대 8% 높인 상생안을 시행하고 있고 세븐일레븐은 점주 배분율을 기존 40%에서 45%로 높인 안정투자형 타입을 신설했다.

오린아 연구원은 “결국 상품 구성 능력과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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