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취임 20년째 책임경영
전문경영인 최장수는 김용범·양종희

▲(왼쪽)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스페셜경제 = 이정화 인턴 기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보험업계에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20곳(생보사 10곳, 손보사 10곳), 23명의 CEO 중에서 재임 기간이 10년 이상인 CEO는 2명이다. 이어 4년 이상이 2명, 3년 이상 2명, 2년 이상 4명, 1년 이상 5명, 1년 이하 8명 등이다. 23명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3.2년이다.

 

최장수 CEO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68)이다. 신 회장은 2000년 5월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3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신 회장은 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장남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부친의 설득으로 1996년 교보생명에 부회장으로 입사했다. 

 

신 회장은 최근 FI(재무적투자자)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풋옵션(주식을 일정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 이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FI는 2012년 9월 교보생명 지분 24%(492만주)를 1조2054억원(주당 24만5000원)에 사들였다. 또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 IPO(기업공개)가 완료되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SHA(주주 간 계약) 조건을 걸은 바 있다. 

 

FI는 2018년 10월 신 대표에게 주당 40만9000원(2조122억원)의 풋옵션 행사가를 제시했지만, 신 대표 측은 과도한 가격이라며 풋옵션 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16일 자회사인 교보증권의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FI측과의 풋옵션 분쟁을 염두해 두고 상장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2023년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연임을 통해 CEO 역할을 계속 수행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65)도 보험업계 대표 장수 CEO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7남인 정 회장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현대해상을 물려 받았다. 19년차 CEO로, 야구와 문화를 즐기는 개방적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보험업계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시도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아들인 경선씨와 딸인 정이씨는 아직 현대해상에 입사하지 않았다. 지분은 경선씨가 35만6600주(0.40%)를, 정이씨는 19만9800주(0.22%)를 보유중이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5년차인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장수 CEO로 꼽힌다. 2015년 3월 CEO에 올라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을 연평균 22.5%씩 성장시켰다. TM영업조직을 줄여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메리츠화재 지분을 6%대까지 늘린 것도 수익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에 이어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전문경영인 중 장수 CEO 2위다. 양 대표는 2015년 12월 말 취임해 5년째 KB손보를 이끌고 있다.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양 사장은 연임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교보생명, 현대해상화재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스페셜경제 / 이정화 인턴 기자 joyfully7@sp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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