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우의 Why콘텐츠가 경쟁력이다] Why의 가치 09 : 전통적 스타일의 고전적인 classical한 “왜(Why)”를 찾자

윤재우 뉴미디어포털 대표 / 기사승인 : 2019-08-17 11: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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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윤재우 뉴미디어포털 대표] 전통적 스타일로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고전적인 가치가, 유행을 이끄는 트렌디한 현대적인 가치보다, 더 가슴을 움직이고 정서적으로 공감하게 하여 감동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나 파블로바(Anna Pavlova, 1881~1931)는 역사상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prima ballerina) 중의 한 사람이며, 고전발레의 대중화를 이끈 가장 위대한 발레리나로 손꼽히고 있다. 우아하게 날아다니며 춤추는, 지상으로 잠시 춤추러 내려왔던 백조의 화신이었다.

가녀린 발목에 토슈즈를 신고 여린 체구를 발끝으로 서서, 중력을 초월하는 수직으로 상승하는 화려한 도약, 백조가 하늘을 날고 있는 듯, 공중에서 두 다리를 앞뒤로 180도 이상 쫙 펴는 매력적인 그랑 파 쥬떼(Grand Pas Jeté), 긴 팔목과 우아한 몸짓으로 허공에 실루엣을 남긴 채 발끝부터 사뿐히 내려오는 착지, <백조의 호수>에서 보여주는, 흐트러짐 없이 꼿꼿이 서서 팔과 다리를 펼쳤다가 오므리는 32회전 푸에떼(fouette)...

‘맨발의 댄서’로 잘 알려진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 1877~1927)이 새롭고 혁신적인 춤을 선보이며 현대무용을 개척할 때, 같은 시대를 살았던 그녀는 클래식한 고전발레(Classical Ballet)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예술적 신념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살았다.

 


 

■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고전적인 가치를 찾자.

발레는 발끝으로 서서 추는 춤이며, 하늘을 날고자 하는 춤이다. 우리는 중력이 있기에 공중에 떠다니지 않고 지표면에서 생활한다. 지표면에서 떨어져서 공중을 나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 발레는 중력을 거스르고, 중력을 부정하는 예술인 것이다.

안나 파블로바는, 고전발레가 가진 진정한 아름다움인, 절제된 우아함과 시적인 표현력과 감성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녀는 러시아 황실발레단에서 최고봉인 프리마 발레리나의 위치에 올랐지만, 그 명예를 내려놓고 대중들 곁으로 찾아갔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관객들과 직접 교감했다.

발레라는 문화를 접하기 어려웠던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며 공연을 펼쳤다. 일반 대중들도 점차 고전발레의 아름다움을 알게 됐다. 귀족들만이 즐길 수 있는 사치스러운 예술에서, 고전발레는 누구나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공연으로 바뀌었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젤>, <라 실피드> 섬세한 감정표현이 요구되는 고전발레의 명작들에서 그녀는 특히 빛났지만, 그중에서도 <빈사의 백조(The Dying Swan)>는 전설로 남아있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Le Cygne)’에 맞추어 미하일 포킨(Michel Fokin)이 그녀를 위해 안무한 2분짜리 단막의 짧은 솔로 작품이다. 


고요한 무대 위
첼로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 
화려한 테크닉 없이 
부레(Burree, 촘촘하게 다리를 움직이는 동작)와 
폴드브라(pors de bras, 손과 팔의 움직임)의
동작과 포즈가 만들어내는 한 폭의 그림 
그저 빈 무대를 호수삼아 
잔잔한 호숫가에 떠다니는 한 마리 백조
손끝이 어둠의 공기 속을 가르고
길고 여린 팔을 흐느적거리며
처절하게 날개 짓을 하며 
우아하게 떠다니다 외롭게 죽어간다
갈망하고 파닥거려 보지만 
끝내 잡을 수 없는 삶...

가녀리고 섬세한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연기로 애처롭게 날개 짓하며 마지막 절절한 몸짓을 그려내는 아련한 표현력과 그녀의 내면적 성숙함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의 결정체이다.

모든 순간 모든 동작들에, 삶에 대한 갈망으로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삶의 소중함과 애절함이 묻어있다. 우아하고 드라마틱한 움직임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숨죽여 몰입하게 한다. <빈사의 백조>는 그녀의 분신이자 상징이 됐다.

안나 파블로바는 “진정한 예술이란, 예술가 자신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인생의 슬픔을 벗어나서 잠시라도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고전발레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에 인생을 바쳤다. 

그녀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인도 등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세계 발레 발전에 큰 공헌을 한 발레리나였다. 자신의 작품처럼 여리고 화려한 삶을 살다가 처연하게 스러진 한 마리의 영원한 백조로 우리들 곁에 남아있다. 

상체를 부드럽게 숙인 채 팔에는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아리따운 자세로, 다리를 살짝 뒤로 밀어주면서 만들어내는 깔끔한 선으로, 중력을 거슬러 가볍게 하늘을 날아오르는 우아한 요정들의 예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발레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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