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화·우리술한잔·홈술닷컴 등 성장세
월 3만9000원 내면 2~4종 배달..안주도 추천
홈술 문화 확산에 트랜디함 더해 인기

[스페셜경제=김성아 인턴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회식, 모임 등의 술자리가 줄어든 요즘 혼자 또는 가까운 이들과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기적으로 전통주를 배달해 주는 전통주 구독서비스가 있어 화제다. 트렌디한 패키징과 큐레이션 전략을 더해 ‘올드하다’는 전통주의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층으로의 소비 확대를 선도하는 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통주 구독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술담화, 우리술한잔, 배상면주가의 홈술닷컴 등이 있다. 전통주는 지난 2017년 7월 관련 법 개정으로 인해 주류 중에서는 유일하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전통주 구독 서비스 또한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생겨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2년 전 문을 연 국내 최초 전통주 구독서비스 ‘술담화’는 올 한해 코로나로 주류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 6월 전년 동기 대비 8배가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대비 10배가 넘는 구독자를 확보해 현재 2000여명 이상이 매달 '담화박스'를 받아보고 있다. 구독자의 87%는 2-30대로 MZ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술담화 관계자는 “서비스 구상 당시 젊은 층에게 외면당하는 전통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2-30대 MZ세대를 타켓으로 구상했다”고 말했다.

술담화는 매월 3만9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2~4종의 전통주와 함께 어울리는 스낵안주와 전통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기록한 큐레이팅 카드를 고급스러운 박스에 담은 담화박스를 구독자의 집 앞까지 배송해 준다. 술담화 서비스 구독자인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내 돈 주고 사는 술이지만 이렇게 정성스러운 포장과 큐레이팅 카드를 같이 받으니 꼭 선물 받는 것 같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술한잔은 ‘전통주’라는 컨텐츠에 집중해 매달 새로운 전통주 또는 양조장을 선정해 그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을 술과 함께 보낸다. 술과 어울리는 잔도 동봉한다. 우리술한잔 김은경 공동대표는 “전통주에 대해 사람들이 모르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알리고 또 맛보게 하면서 ‘전통주를 읽는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우리술한잔은 지난 9월과 10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열띤 반응을 얻으며 각 300세트 이상의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술한잔은 이번 달부터 큐레이션에 집중해 서비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미리 결제를 하고 매달 정해진 날짜에 상품을 배송 받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세트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배상면주가는 기업에서는 최초로 자사 주류 판매 플랫폼 ‘홈술닷컴’을 만듦과 동시에 자사 막걸리에 대한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배상면주가는 현재 ‘월간홈술’이라는 이름으로 자사의 느린마을 막걸리와 탄산주 빙탄복, 복분자주 자자연연에 대한 자동결제 구독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느린마을 막걸리의 경우 녹두전, 김치전 등 안주 밀키트와 함께 배송되는 홈술세트도 있어 인기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홈술세트 구매율이 높고 서비스 출시 직후인 2월부터 월 매출이 2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회원수도 매달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주 구독서비스의 인기에 힘입어 전통주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감소추세를 보이는 반면 전통주 시장은 지난 3년동안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18년 456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술담화 등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지난해 aT센터의 조사 결과 전통주 소비자 300명 중 46%는 2-30대인 것으로 드러나 전통주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업계는 전통주 구독서비스 업체들의 패키징과 큐레이션, 배송 등 차별화전략이 독특함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잘 파악했다고 분석한다. 술담화, 오늘술한잔의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패키징 또한 SNS를 통해 ‘인증’을 즐기는 MZ세대들의 심리를 저격했을 것으로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사로잡는 것이 전통주 업계의 숙제”라며 “구독서비스 등 전통주에 대한 색다른 접근이 업계 성장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김성아 기자 sps0914@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