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 보호 ‘소비자신용법’ 제정…“빚 독촉 함부로 못해”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20-09-09 15:06:0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금융당국이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를 구제하는 법안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개인채무자가 금융기관에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채권금융기관의 과도한 추심 행위도 제한된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금융당국이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를 구제하는 법안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개인채무자가 금융기관에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채권금융기관의 과도한 추심 행위도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제9차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확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소비자신용법 제정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TF를 구성한 이후 총 8차례 회의를 거쳐 개인과 금융기관간 대출 전 과정에 걸친 공정한 원칙을 정립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 왔다.

소비자신용법은 대부계약을 규율하는 현행 대부업법에 연체발생 이후 추심·채무조정 등 관련 규율을 추가한 것으로 ‘대부업법 전부개정안’에서 제명을 변경했다. 추심을 규율하는 신용정보법 규율도 소비자신용법에 일부 이관했다.

소비자신용법은 채권자와 추심자의 채무자 보호책임을 강화하고, 채무자의 방어권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 소비자신용법 개요도

 

우선 채무자와 금융기관간 사적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채무조정요청권’과 ‘채주조정교섭업’이 도입된다.

개인채무자가 자력으로 채무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채권금융기관에 채무조정요청이 가능해진다.

채무자가 채무조정 요청 시 금융기관은 추심을 중지하고, 채무조정 내부기준에 따라 10영업일내 채무조정안 마련해 제안해야 한다. 다만, 채권금융기관은 내부기준에 따른 채무조정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채무조정을 거절할 수 있다. 개인채무자가 채무조정안을 수락하는 경우 채무조정의 합의가 성립된다.

1가구 1주택 등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거권 보장 차원에서 경매절차에 한해 채무조정 특별절차를 적용한다.

채권금융기관이 주택의 경매를 신청하려는 경우, 채무자에게 채무조정 요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경매신청 예정일 10영업일 이전까지 통지해야 한다. 경매는 연체발생일로부터 일정 기간 이상 경과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채무조정 협상 과정에서 개인채무자의 부족한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완하기 위해 채무조정교섭업을 도입한다.

채무조정 요청서의 작성·제출대행, 제출 후 채무조정 조건의 협의대행 등 채무조정 과정에서 개인채무자에게 조력하는 역할을 한다. 단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대부업·대부중개업·매입추심업·수탁추심업 등 다른 소비자신용관련업의 겸영이 금지된다.

법인에 대한 등록제로 도입되며, 변호사는 등록의무가 면제된다. 등록요건은 자기자본 1000만원 이상, 영업보증금, 전문성(전문인력 확보, 교육이수), 물적설비·사회적신용 등이다. 비영리법인에는 완화된 등록요건 적용된다. 등록의 유효기간은 3년으로, 3년마다 등록 갱신의무가 부여된다. 채무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수료, 업무행위 등을 엄격하게 규율하고, 신의성실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

채무자에 대해 심리적 압박수단으로 활용되는 연체기간 중 채무금액 누적과 추심강도 강화를 제한한다.

현재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면 원금전체를 즉시 상환토록, 상환하지 못할 경우 원금전체에 약정이자와 연체가산이자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더라도 아직 상환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채무원금에 대해서는 연체가산이자 부과가 금지된다.

채권금융기관이 개인채무자와 이에 위반되는 약정 체결 시 약정이자 초과부분에 대한 이자계약은 무효가 된다.

또 채권금융기관이 회수불등 개인연체채권을 매입추심업자 등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도 더 이상 이자가 증식되지 않는다. 상각 개인채권에 대해서는 장래 이자채권을 면제한 경우에만 양도가 가능해진다.

개인채무자에 대한 과도한 추심부담도 막는다. 채권추심자가 동일한 채권의 추심을 위해 개인채무자에게 1주일에 7회를 초과해 추심연락하는 것을 금지한다. 채권추심자가 추심연략을 통해 상환능력 등을 확인한 경우 확인일로부터 7일간 재연락도 금지된다.

개인채무자는 채권추심자에게 특정한 시간대 또는 특정한 방법·수단을 통한 추심연략을 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다. 채권추심자는 추심활동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라면 요청에 응해야 한다.

원채권금융기관의 채무자 보호책임도 강화된다. 채권금융기관은 수탁추심업자·맹비추심업자를 선정하는 경우 채무자 처우, 위법·민원이력 등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또 개인채무자에게 추심위탁·채권양도 전에 해당 예정일 등을 사전에 통지해야 한다.

원채권금융기관은 수탁·매입추심업자가 소비자신용법 및 채권추심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위법행위를 발견한 경우 즉시 금융위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금융당국은 채권자·추심자에게 부과된 의무의 성실한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책임을 강화하고, 법정손해배상을 도입한다. 법적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수준의 영업보증금 예치 의무를 부여한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상환 의지가 꺾인 채무자가 장기연체자로 전락하는 대신소비자신용법을 통해 적기에 채무조정을 받아 재기를 하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에 대한 소비자 신뢰 제고 등 무형의 편익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신용법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상환을 포기하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적 채무조정이 법안 발효를 통해 활성화되면 1차적으로 재기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채무자가 안 갚고 버티기보다는 갚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갚고 정상 궤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해 오히려 도덕적 해이 발생 가능성이 나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연내 입법예고, 규개위·법제처 심사 등 정부입법절차를 진행하고,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명회 및 공청회를 개최한다. 최종적으로 내년 1분기에 소비자신용법안을 국회 제출할 예정이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저작권자ⓒ 스페셜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윤성균 기자
  • 윤성균 / 편집국/금융부 기자 이메일 다른기사보기
  • 편집국 차장 겸 금융 팀장을 맡고 있는 윤성균 기자입니다. 알고 쓰겠습니다.

스페셜 기획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