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가계 재정과 경제, 물가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모든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주택가격전망만이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수출 부진 등 한국의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 민간소비에도 타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다. 이는 전월대비 3.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보통 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작으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아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 101.6까지 오른 이후 5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2017년 1월 92.4 이후 최저로 낮아졌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원인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수출 부진, 주가하락,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기와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표준화 한 것인데, 지난달 이 6개 항목 모두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게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 CSI는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한 89였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3월(80) 이후 가장 낮다.

가계수입전망 CSI도 2포인트 하락한 94로 2009년 4월(92) 이후 최저였다.

가계수입전망이 악화되면서 연쇄적으로 소비지출전망도 전월 96에서 이달 94로 2포인트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1포인트 하락한 90, 소비지출전망 CSI는 2포인트 내린 105였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담은 현재경기판단 CSI는 지난달 67에서 이달 63으로 내려갔고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70에서 66으로 악화됐다.

소비자심리지수에는 구성되지 않지만 취업기회전망 CSI도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현재가계저축 CSI도 4포인트 떨어진 89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생활형편과 가계 수입에 대한 개인들이 심리가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나 유일하게 집값 전망만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 6월 97에서 지난달 106으로 치솟아 기준선(100) 위로 올라선 뒤 이달 1포인트 더 올라갔다.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10월(114)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2.1%로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2.0%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래 최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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