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국 가운데 돈이 도는 속도가 느려지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통화 유통속도 추이와 정책 시사적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OECD 16개국 중에서 한국의 유통속도 하락률이 이들 국가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는 폴란드, 영국, 헝가리, 일본 등 순으로 이어졌다.

통화 유통속도의 저하 원인으로는 낮은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꼽혔다.

성장률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돈의 회전속도가 빨라지고 반대로 저성장 및 저물가는 돈의 도는 속도 느려지는데, 한국은 현재 후자의 상황에 속해 있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경연이 2001년 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월별 자료를 기초로 시장금리 및 총통화가 유통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총통화 유통속도는 GDP 1% 증가 시 1.3%, 소비자 물가상승률 1%포인트 상승 시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통화(M2)가 1% 증가하면 유통속도는 0.96%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저성장·저물가의 침체국면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경연은 경제 성장의 주체인 기업에 초점을 맞춰, 법인세 부담 완화와 투자 및 연구개발(R&D) 지원 세제 강화,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각종 규제의 혁파 등 기업친화적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 전략실장은 “돈이 시중에 도는 속도가 OECD 16개국 중 꼴찌라는 것은 우리경제의 체력이 크게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며 “세제와 노동시장 및 각종 규제 등을 기업친화적으로 개선해 경제활력을 되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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