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휠라코리아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화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휠라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고 있으나, 현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주사 전환을 통해 국내·해외 사업부를 분리해 전방위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이번 휠라코리아의 결정에 대해 경영 효율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중장기적 사업 방향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괜한 불확실성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휠라코리아는 지난 2일 장 마감 후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공시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1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휠라코리아는 휠라홀딩스와 휠라코리아로 분할하게 된다. 존속회사는 휠라홀딩스, 신설회사는 휠라코리아다.

분할 전·후 분할되는 회사의 최대주주 소유주식 및 지분율의 변동은 없다. 이번 분할은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분할 자체로는 연결재무제표 상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

이번 휠라코리아의 분할 목적은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휠라는 휠라코리아가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사업부와 지난 2011년 인수한 아쿠쉬네트 등 모든 사업을 총괄해 왔다.

그러나 현재 휠라코리아의 해외 부문 매출이 국내 부문을 웃도는 상황에서 현 체제는 중복 업무 발생 등의 한계가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휠라코리아의 전체 매출 2조9550억원 중 국내 매출은 17% 수준(5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2011년 인수한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조7976억원을 기록했고, 휠라 USA도 5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에 따라 이번 분할 후에는 휠라코리아가 국내 사업을 전담하게 되고, 지주사인 휠라홀딩스는 글로벌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사업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경영효율성 및 투명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중장기 관점에 따라 엇갈린 평가

이번 휠라코리아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전망을 엇갈리고 있다.

단일 브랜드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은 괜한 불확실성 확대라는 지적과 함께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단기 변화는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개선, 부문별 가치제고 가능성, 주주 환원 정책 강화 의지, 불확실성 해소, 브랜드 성장 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안진아 연구원도 “물적분할로 인한 연결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본업과 자회사 분리를 통한 본업의 전문성 제고는 주가 모멘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괜한 불확실성에 휘말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타사의 사례를 볼 때 휠라홀딩스가 휠라코리아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 현금을 조달한 후 신사업 등에 투자하거나 재무구조를 개선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이는 성장이 정체된 기업의 호재일 뿐 휠라코리아와 같이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게는 호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휠라코리아의 주가는 지주사 전환 발표 후 처음 맞는 거래일(4일)에 전 거래일(5만8000원) 대비 2600원(4.48%) 내린 5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4만원선이었던 주가는 지난 5월 20일 종가 8만5800원까지 오른 뒤 이날까지 35.43% 빠졌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날 하루 만에 휠라코리아 지분 2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 역시 1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 투자자만이 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이번 분할로 경영 효율성 극대화해 수익성을 일부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적극적일 배장정책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휠라 브랜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지주회사를 보유하게 됐고, 중장기적 사업의 방향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일부 노출됐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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