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靑 게시판, 베트남 트래픽 2159% 증가”
일각 의심…“靑에서 자체적 통계 제공하면 돼”
국민청원 최초 발안자는…‘임종석 전 비서실장’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범여권 4당이 30일 새벽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행한 데 이어 이른바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이 이날 기준 1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구조가 단순해 조작이 쉽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3일자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매크로 제작업체의 한 관계자는 “포털사이트는 반복 프로그램에 걸리지 않게 중간에 다른 콘텐트를 집어넣어 이를 방해하지만, 청와대 게시판은 구조가 단순해 조작이 더욱 쉽다”고 밝혔다.

해당매체가 지난 19일 보안 전문가와 함께 청와대 게시판에서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청원을 올려 여론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3국 가상 휴대전화 번호 5개로 포털사이트 ID 5개를 만들고, 이를 다시 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ID를 10개로 불리는 일이 가능했다고 한다.

특히 아이돌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 음원 순위를 올릴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 구글 크롬의 ‘시크릿모드’는 인터넷 활동 기록이 남지 않기에 청와대 홈페이지의 ‘중복 아이디로 더 이상 클릭할 수 없다’는 제한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 오종현 씨는 해당매체를 통해 “온라인에서 콘텐트를 상위로 올리기 위해서는 ‘ID’ ‘아이피’ ‘자동반복 프로그램’ 3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아이디 출처에 특별한 제한을 하지 않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 순위 조작은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베트남 트래픽 2159% 증가’ 의혹이 제기됐다.

 

▲시밀러웹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접속자 트래픽 통계 자료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밀러웹의 청와대 청원 게시판 트래픽 통계 자료를 올리며 “지난 3월 윤지오 씨 관련 청원이 있던 때 청와대 청원 사이트의 (트래픽 중) 13.77%는 베트남 트래픽이었다”며 “전달대비 2159% 증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여러 가지 방식의 통계는 오차범위가 크다면, 청와대 측에서 신빙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로그데이터 통계를 제공하면 된다”며 “4월에는 어떤 사이버 혈맹국이 우리나라의 청와대와 국민청원에 관심이 많아졌을지 (지켜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처럼 우리도 국민들의 청원에 답하자”는 임 전 실장의 제안에 문재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가 더해지면서 취임 100일을 맞이하던 2017년 8월 17일 공식 신설됐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