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시아 기자]미‧중 무역전쟁, 홍콩시위가 격화 속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인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투자를 늘리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중 원화채 5조4000억원 어치를 순투자했다. 이에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잔액은 지난 20일 126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해 126조2986억원(23일 기준)을 나타내고 있다.

미‧중 간 관세 난타전이 벌어지면서 국내외 증시가 들썩였던 26일에도 외국인을 채권을 매수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2조7000억원 가량 빠져나갔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조4000억원, 3000억원을 팔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경기침체 여파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원화채를 쓸어 담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환율 상승 및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해지며 외국인의 원화채 매집을 부추겼다. 원‧달러 환율은 26일 기준으로 달러당 1217.8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15% 상승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이머징 국가에서 환율 급등은 리스크로 여겨진다”며 “그러나 외국인은 한국 국고채에 대해 디폴트 리스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가 외국인 시각에서 확실한 안전자산이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위안화는 미국의 관세보복 수위의 상승으로 달러당 7.3위안 내외로 약화될 전망”이라며 “위안화 약세는 한국의 원화 등 아시아 신흥시장 통화의 약세를 유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변수로 작용했다.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며 하락세를 띄고 있다. 채권금리 인하는 채권가격 상승을 뜻한다. 연초만 해도 1.8%대였던 국고채 금리는 이달 연 1.09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이시아 기자 edgesun9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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