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권파, 동교동계 원로들과 오찬회동까지

▲ 25일 오전 전남 신안군 하의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을 찾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하의도 선언'을 하고 있다. 2019.7.25.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제3지대 창당을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갈려 내홍을 겪는 민주평화당 내부에서 누가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가를 두고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유성엽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가 신당 창당을 위해 만든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내달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전남 목포와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하의도를 방문해 추도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앞서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가 지난 24~25일 목포·하의도를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돌아보고 DJ정신 계승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목포와 하의도를 집중 공략하는 데는 내년 총선을 맞아 다음달 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행사를 계기로 호남지역의 민심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 대표등 당권파의 목포·하의도 방문은 당권파·비당권파를 가리지 않고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유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는 이를 집단 보이콧하면서 일주일 뒤 똑같은 일정을 기획했다.

대안정치는 이날 권노갑·정대철·이훈평 등 동교동계가 주를 이루는 당 고문단과 함께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당의 진로와 제3지대 구축 방안 등도 논의했다. 정치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가진 동교동계 원로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분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고문단-대안정치연대 오찬에서 유성엽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7.29.

특히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서로 DJ정신을 잇겠다는 비전 선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하의도를 방문한 당권파는 “평화당은 작고 어렵지만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자랑스레 이어받고 있다. 평화당을 더 큰 평화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비당권파 역시 이번 행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중도실용 정신을 계승, 제3지대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별도의 선언문을 발표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화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을 빼고 평화당의 뿌리를 논할 수 없는 만큼 DJ정신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일 것”이라며 “이제까지 더불어민주당과 적통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내부 싸움에 불이 옮겨 붙는 상황”이라 전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