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부 업종에서 매출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줄곧 ‘수입 맥주 1등’ 자리를 지켰던 아사히·기린 등 일본 맥주 판매량은 급락하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일본 여행 예약 건수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여행업계와 항공사들에 타격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맥주 판매량은 불매운동 시작 전에 비해 최대 28%까지 줄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시작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CU편의점의 수입맥주 판매가 전주 대비 0.9% 늘어난 반면 일본 맥주는 18.6% 줄었다. 일본 맥주 판매가 줄어든 대신 국산맥주 판매는 3.5% 증가했다.

다른 편의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1~7일 간 세븐일레븐의 수입맥주 판매량은 1% 증가했지만, 일본 맥주 판매량은 9.2% 하락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지난 3일에서 7일 사이 전체 맥주 판매량이 1.2% 증가한 가운데 일본맥주 판매량만 전주 동기간과 비교해 23.7%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마트24 편의점에서는 일본 맥주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5~10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주 대비 28.3% 감소했다. 대신 국산 맥주가 5.8% 늘며 전체 판매량을 5.6% 끌어올렸다.

판매 감소로 수입 맥주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아사히 맥주는 중국 맥주 칭따오 맥주에 자리를 내줬다. 또 다른 일본 맥주인 삿포로나 기린 맥주 역시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동안 국산맥주는 ‘반사이익’을 봤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일본맥주 대안을 국산맥주를 소비하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대형 인터넷 포털 카페를 비롯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일본자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본맥주 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도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중단을 시작한다”며 불매운동에 더 나아가 판매중지까지 나섰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타격을 입은 곳은 일본 맥주뿐 아니다. 일본여행 예약 건수도 크게 줄면서 여행업계와 항공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8~10일 3일간 일본 여행을 새로 예약하는 신규 예약 인원수는 평균 400명 정도 감소했다.

이는 일본 여행을 새로 예약하는 사람 수가 하루 평균 1200명 안팎인 것을 고려할 때 3분의 1정도 감소한 것이다. 모두투어 역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기존 예약자가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비율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는 예약 동향이 이전과 비슷했는데 이번 주 들어 급속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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