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만기도래 회사채·CP 상환 목적 대출↑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임 [이미지출처=뉴시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증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40조6000억원 확대된 6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대출을 대거 늘린 탓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2일 발표한 ‘최근 기업대출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과 4월 기업대출 증감액은 각각 18조7000억원, 27조9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한국은행의 속보 발표(2009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 월별 기업대출 증감액 추이와 국내은행 대출태도.신용위험,대출수요 추이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 확보 및 운전자금 수요 증가가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상공인 대상 초저금리 대출, 정책금융기관의 중소·중견기업 자금 지원,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 등 대규모의 정책성 자금 지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억제하기 위해 실물피해대책 31조7000억원,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135조원 등 대응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이 기간 대출 증감액은 2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조5000억원 확대됐다.

대기업들은 주로 만기도래 회사채와 CP 상환자금 마련하기 위해 대출액을 늘렸다. 또 자본시장 경색과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여유자금 확보 차원에서 대출을 늘렸다.

이시은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대기업 대출수요지수가 2분기 중 증가로 전한됐으나,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 가동, 회사채·CP 매입기구(10조원) 설립 등으로 대기업의 대출 증가세는 완화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은 3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17조3000억원)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개인사업자 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비중이 52.1%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43.9%) 크게 상승했다. 4월만 놓고 보면 개인사업자 비중은 65.1%에 달한다.

이에 따라 2분기 신용위험지수(전망)은 중소기업의 실물경기 부진으로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급증하면서 부실 가능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물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은행의 금융중개 역할이 중요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기업의 부실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나, 은행의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는 양호해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년(0.45%)과 비교해도 안정적이다.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의 1분기 수익성도 총 2조6000억원 수준으로 견조하다.

예수금 확보 노력으로 올해 4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96.1%로 전년말(98.0%)과 비교해 개선됐고, 예대율 규제의 한시적 완화로 자금공급 여력도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기업들의 대출수요 증가가 불가피한 가운데 은행의 적극적인 금융중개 기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은행이 위험관리 측면에서 자금공급을 크게 축소하면 기업들의 신용경색 유발 등 경기하강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실물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실물위기 장기화에 대비해 유동성 부족 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제공=뉴시스, KDB미래전략연구소)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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