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금융권이 금융서비스와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국내 기술기업 네이버가 국내 금융사들의 최대 파트너로 부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한국어 특화 AI 기술력을 보유한 데다가 해외기업 AI와의 협업은 국외 정보 유출 문제로,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보유한 것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과 대형보험사 등이 네이버의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오는 5월 네이버와 AI 공동 Lab을 출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AI 인력과 네이버 사내독립조직 서치앤클로바 인력이 각각 모여 협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의 챗봇 자연어 처리, OCR(광학 문자 판독기) 기술 등을 활용해 기존 우리은행의 챗봇 서비스 등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향으로 먼저 협업한다. 이후 데이터가 쌓이면 음성-텍스트 변환 등을 활용해 우리은행의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나 하반기 초쯤 가시적인 협업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음성 위주 ‘금융 전용 AI분석 엔진’을 개발할 방침이다. 목표는 AI스피커·자동차 등에서 날씨 등 일상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AI엔진과 혼용되지 않으면서 디바이스를 불문하고 사용 가능한 금융거래 AI엔진 개발이다. 아울러 KB금융 내 클라우드 기반 협업 조직인 클래온이 네이버와 협업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네이버의 AI플랫폼을 기초로 하고 KB금융 전문가가 금융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금융회사는 네이버의 AI가 챗봇·음성 분야에서 한국어 학습이 잘 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도 한국어 AI 음성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외 금융 정보 유출 등의 리스크가 있고, 카카오는 경쟁사로 꼽을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보유해 기술 개발 협업 파트너로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IT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2~3년 전 수준인 금융권의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네이버는 챗봇·STT(음성인식) 등의 기술을 B2B(business to business) 비즈니스 시장에 제공해 부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네이버를 협업 파트너로 얻으려는 행보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을 검증한 결과 네이버의 AI기술이 성능이 좋다고 판단했고, 네이버 측도 협업에 대해 적극적이어서 속도감 있게 (서비스 개발을)진행할 수 있겠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만들고 단순 판매하기보다는 파트너 기업들과 협력하며 해당 산업군에 최적화되고 밀접한 기술을 제공하고 최종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유익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 뿐 아니라 교육, 방송,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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