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정부 공식 물가지표인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대에 머물고 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서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외식물가가 들썩이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년 사이 서울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표 외식 메뉴 8개 중 7개 크게 가격이 올랐고, 1개만 지난해와 같았다.

메뉴별 가격 상승률은 김밥이 8.1%로 가장 높았다. 김밥 한줄 가격은 지난달 기준 2369원이다.

이어 비빔밥(7.6%), 김치찌개 백반(4.5%), 칼국수(4.0%), 냉면(3.1%), 삼겹살(2.9%), 삼계탕(1.1%) 등의 순이었다.

유일하게 짜장면만 4923원으로, 1년 동안 가격 변동이 없었다. 가격이 내린 메뉴는 하나도 없었다.

여름철 대표 메뉴인 냉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8962원으로,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최근 서울 시내 유명 냉면 맛집들도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일부 유명 식당에서는 1만4000원까지 받고 있다.

외식물가뿐 아니라 생활필수품도 1년 전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올해 1분기 생활필수품 38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21개 품목이 1년 전보다 가격이 올라갔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세탁세제, 우유, 생수, 생리대 등 가격 상승률 상위 10개 품목의 평균은 6.6%였다.

여기에 최근 버스 파업 철회의 대가로 경기도 등 전국 5개 시도의 버스요금 인상이 예고되면서 소비자의 체감 물가를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부는 ‘0%’대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면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4월보다 0.6%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이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65년 이래로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정부가 무상급식·교육,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통해 관리물가를 억누른 효과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소비자물가를 산출할 때 가중치가 큰 품목이 서민들이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과 다르다도 문제다.

이에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정부 정책의 효과를 따로 놓고 보면 물가상승률은 1%대 중수반 수준”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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