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총선에서 종로 지역구 출마선언을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분식집을 찾아 어묵을 기다리며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11일 황교안 대표의 ‘1980년 무슨 사태’ 발언에 대해 공식 해명했다.

전날(10일) 황 대표는 출마 예정지인 서울 종로 지역주민들과의 스킨십을 이어가던 중 성균관대 앞에서 “1980년, 그 때 뭐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나네요)”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황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역사의식에 대한 부재라는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의 공식 해명은, 황 대표가 언급한 ‘1980년 무슨 사태’는 그 해 5월 17일 내려진 휴교령이라는 것이다.


1980년 휴교령은 12·12 신군부 쿠데타 이후부터 5·18광주민주화운동까지 있었던 이른바 ‘서울의 봄’ 사건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당시 학생들과 시민사회는 유신정권이 막을 내리자 민주정을 요구했지만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는 이를 묵살했고 급기야 5월 17일 비상계엄조치를 전국으로 확대시켰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 전 대학생들은 교내 시위에 그치지 않고 거리로 나와 가두시위를 전개했는데 서울역과 광화문 등지가 그 중심이 된다. 5월 15일 서울에서 시위를 전개한 학생들은 7~10만 명 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광화문 일대에는 이미 계엄군의 전차가 자리잡고 있었고, 서울 곳곳에 군인수송차량과 장갑차까지 집결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학생들 사이에는 곧 군인들이 반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시위대에는 현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서울대 총학생회장), 신계륜 전 의원(고려대 총학생회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수많은 시위대 인파와 군인들의 개입 우려 속에서 당시 신계륜 고려대 총학회장과 유시민 서울대 총학 대의장은 철야농성을 주장했지만, 심재철 서울대 총학회장은 유혈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시위 해산 결정을 발표했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고려대가 해산하며 집회는 종료됐다.

대학생들의 자진해산으로부터 약 51시간 뒤인 1980년 5월 17일 24시를 기해 신군부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것이 이른바 5·17내란이라 불리는 사건의 전말이며, 10·26사건 이후부터 이때까지를 ‘서울의 봄’이라 한다.

특히 서울의 봄 마지막 날인 5월 17일은 심재철 서울대 총학회장의 결정에 따라 서울역 회군으로 저항세력이 사라진 신군부가 계엄령 전국 확대에 앞서 휴교령 및 파업 금지 조치 등을 취한 때였다. 신군부의 계엄 확대조치 시행 당일에는 광주에서 계엄군의 폭력진압이 본격화됐다.

한국당은 “1980년 5월 17일 당시 혼탁했던 정국 속에서 결국 대학 문이 닫혀야 했던 기억을 언급한 것”이라며 “5·18운동과 관계없는 발언을 억지로 결부시켜 역사인식문제로 왜곡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네거티브 공세는 불법적 허위사실 유포”라는 공식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발생하는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에는 강력한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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