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최근 해외기업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이른바 ‘해외주식 직구족’이 크게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제일 많이 거래한 종목은 미국 아마존으로 주식 결제액만 5억5200만 달러(약 6600억원)에 이르렀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채 대외 변수에 따라 등락하는 가운데 특히 초대형 기술주 그룹으로 불리는 소위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와 어벤져스 개봉 수혜로 ‘월트 디즈니’ 등에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예탁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전분기보다 50.6%포인트 오른 37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화주식은 91억70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24.8%포인트 증가했다. 외화채권은 61.3%가 확대된 28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화증권 보관액은 385억8000만달러다. 전분기 대비 6.3%포인트 올랐다. 주식은 17.7%포인트 오른 115억7000만달러, 채권은 2.2%포인트 상승한 270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월트 디즈니’ 어벤저스로 날개 달다

주식 개별종목 중 아마존이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약 5억5200만달러로 결제금액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중국 상해·심천 종목 상장지수펀드(ETF) ‘China CSI 300 Index ETF’로 전분기보다 약 70.1% 오른 4억2700만달러를 기록했다.

3위는 ‘ISHARES JPM EMG MKT’(2억2800만달러)가 차지했고, 4위는 ‘ISHARES GS INVESTOP BD’(2억210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분기 3위와 4위였던 미국 엔비디아와 애플은 각각 5위와 10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예탁원의 조사에 따르면, 4월부터 5월7일까지 기준 미국주식 종목별 결제금액 순위를 보면 아마존,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순서대로 1위부터 4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넷플릭스가 7∼9위를 차지했고 월트 디즈니, AMD, 알리바바가 11∼13위를 기록했다.

마블 스튜디오를 보유한 월트 디즈니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금년 4월 개봉해 전세계적 흥행을 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월트 디즈니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트디즈니 주식의 국내 국내 결제금액 순위를 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국내에서 개봉하기 시작한 전월 24일을 시작으로 이달 5일까지 경쟁사 넷플릭스를 제치고 6~9위 수준까지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월트 디즈니는 4월1일(112.51달러)부터 5월1일까지 21.21%포인트가 급등한 13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해외주식의 인기는 국내 증시에서 견조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투자심리가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작년 주요 20개국(G20)의 증시 대표지수 증가률을 보면 코스피(-17.79%)는 17위였다.

대표지수 상승률이 한국보다 저조한 국가는 독일(-19.63%), 터키(-21.12%), 중국(-24.92%) 등 3개국 뿐이었다. 미국(-6.39%), 일본(-11.80%), 영국(-14.35%) 등 주요 선진국 증시도 부진했지만 한국보다는 손실이 낮은 편으로 집계됐다.

예탁결제원, 해외주식 흥행에 발맞춰야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확산됨에 따라 예탁결제원도 외화증권 투자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예탁원은 외화증권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컨설팅에 돌입했다.

예탁원은 내국인의 외화증권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구체적 대응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외화증권 투자와 관련 리스크 요인 도출, 사전예방 차원의 리스크 관리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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