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재계의 거목이지만 소탈했던 구자경 명예회장…마지막 길도 ‘조용한 가족장’

선다혜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6 14: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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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소탈하면서도 솔직한 성격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한 재계 주요 인사들과도 폭 넓게 관계를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역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10년 동안 맡으면서 최장기간 재임했다. 이후 구자경 명예회장이 이를 이어 받으면서 회장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77년부터 1987년까지 10년 동안 13~17대 전경련 회장직을 맡아왔다. 그는 1985년 2월 4연임을 하면서 “다음 회장은 구자경 회장이어야 한다”고 말하며 구 명예회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서 구 명예회장은 회고하는 글을 통해 “그 후로도 기자회견이나 재계 모임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심심찮게 내 이름이 오르내렸다”면서 “‘고사’라는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2년 후인 18대 회장 추대를 앞둔 1987년 1월까지도 계속됐다”고 말했다.

구 명예회장은 1925년 4월 생, 정주영 명예회장은 1915년 생으로 둘 사이에는 10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정주영 회장은 MBC TV와의 대담에서 ‘어떠한 일이 잇더라도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사실 정 회장은 그날 TV 대담이 이 있기 전부터 나와의 개인적 만남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밝히고 의중을 타진해 온 바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 회장과 나는 열 살 정도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재계 내에서는 오랫동안 각별하게 지내 온 사이였다"며 "정 회장의 사무실이 내가 살던 원서동 집 바로 건너편이었던 지리적 이유도 있었지만, 내가 처음 전경련 모임에 참석했을 때부터 가장 젊은 축에 속했던 그와 자연스럽게 친해졌던 것"이라고 밝혔다.

구 명예회장은 선치인 구인회 창업주가 결성했던 단오회(端午會) 활동을 통해서는 두산, 경방그룹과 꾸준하게 교류했다. 또 고 김각중 경방 회장, 김상홍 고 삼양그룹 회장과 오랜 기간 모임을 이어왔다.

애주가로도 알려진 구 명예회장은 지난 1995년 은퇴한 이후 단오회와 더불어 진주중학교 동창회 모임에 꾸준히 나가 동창들과 술잔을 자주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구자경 회장의 빈소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서 비공개 가족장으로 4일간 치러지고 있다. 빈소 앞으로는 가림막을 설치해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했으며, 빈소 밖에는 단 한 개의 조화도 놓이지 않도록 했다.

다만 빈소 안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LG임직원 일동, G임직원 일동 등이 보낸 조화가 놓여으며, 유족들은 연신 들어오는 근조화한을 돌려보냈다.

또한 조문 역시도 범LG 일가와 일부 정‧재계 인사만 최소한으로 받아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는 구 명예회장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을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룰 것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역시 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서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면서 “별도의 조문과 조화를 정중이 사양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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