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스페셜경제=장순휘 정치학박사] 지난 4일과 9일 북한이 동해상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첫선을 보였었다. 러시아가 2006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요격시스템을 뚫기 위해 실전배치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북한이 복제해 개발한 것이다. 러시아제 이스칸데르의 탄도 비행거리는 500㎞를 넘는다. 이스칸데르는 사거리보다 ‘요격 회피능력’이 더 위협적이다. 포물선 궤적이 아닌 불규칙한 패턴으로 날아가 현존 미사일방어시스템의 탄도궤적추적식 요격을 대부분 회피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3종 세트라면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SLBM(잠수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북한판 이스칸데르’도 정점 고도(50㎞)를 통과한 뒤 하강하면서 불규칙한 회피 기동능력을 보여줬다. 사거리도 420km와 270km 등 다양한 조준사격을 통해 남한의 주요도시(서울, 인천, 평택, 대전, 부산)를 목표로 충분한 공격실험을 한 것이다. 특히 비행고도 50km이하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낮고 복잡한 비행궤적은 한·미의 패트리엇트(PAC Ⅱ·Ⅲ)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실전배치는 한국군의 미사일 방공망에 치명적 위협일 뿐만 아니라 방공망전력의 미래전쟁양상을 바꿔버리는 새로운 무기라는 것이다. 이로서 북한은 남한 전역을 미사일 사정권에 장악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공개하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에게 협박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480㎏가량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술핵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보더라도 단순한 신형 발사체(Projectile)의 실험이 아니다. 유엔안보리 제재 제1874호의 위반이며,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로서 절대 묵과해서는 안 된다.

기존 한미연합 대응전략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포괄적 미사일 대응작전개념(4D작전)이행 지침’이다. 4D는 탐지(Detect)·교란(Disrupt)·파괴(Destroy)·방어(Defense)를 의미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4단계 작전개념이다. 그리고 한·미군 방공망전력으로 호환 가능한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및 ‘대량응징보복(KMPR)’을 통합운용하기로 협조해 왔으나 전면적인 위협분석과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다.

현 정부는 2018년도 국방예산을 6.9%올린 43.1조로 증액했고, 2019년도 국방예산을 8.2% 올린 46.7조원으로 2008년 8.8% 이후 최고수준이다. 북핵·미사일 위협을 철저히 대비 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 3축(3K) 체계인 ‘킬체인(Kill Chain)·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KMPR)’ 조기구축 예산을 5조 691억원을 투입했으며, 전년대비 16.2%가 증가한 규모로 최우선 전력강화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군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등장으로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대비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전력배비에 구멍이 난 것을 인정하고 즉각 방공망 보수에 착수해야한다. 특히 고고도·중고도·저고도로 다중배비를 다시 점검하고 이스라엘의 방공망구축사례를 공부해서라도 조기에 방공망을 개축해야한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저고도 미사일로서 사드와 패트리엇트 및 SM3와 독자적인 ‘천궁’으로 구성된 한국군의 다중방공망체계를 일시에 무력화시킨 것으로 군사력 균형이 깨진 것으로 평가해야 옳다. 이런 북한군의 도발에 대비한 우리군의 방공전력 강화는 시간이 급하다. 국방부의 안일한 전략대비에도 문제가 있다.

반면에 수많은 로켓과 미사일 위협에서도 자국의 방공망을 구축한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방공망 ‘아이언 돔(Iron Dome)’을 구축해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단거리 미사일 ‘쿼삼로켓’의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막고 있다. 90% 수준의 단거리 요격 능력을 갖춘 ‘아이언 돔’의 요격 미사일 ‘타미르’나 ‘데비비드 윙’은 비싼 편이지만 그 능력은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다.

우리도 이를 도입, 혹은 기술이전을 받아서 자체적인 요격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개발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우선적으로 이스칸데르 미사일 대비를 중점으로 배비해야한다. 그리고 공군력의 스텔스화를 강화해 유사시 적의 미사일 기지를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전격적인 공격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얼마 전 F-35K의 실전배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유일한 대응 전력이라고 볼 수 있다. 유사시에는 가차 없이 적의 방공망을 뚫고 선제적 공격을 해서라도 안보의 주도권을 유지해야 한다. 국방부는 그래야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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