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지난 1995년 신축청사를 준공하며 새긴 '자유, 평등, 정의' 문안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故조비오 신부와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의 재판을 맡다가 사직한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전 유성구갑에 출마한다고 23일 밝혔다.

장 전 판사는 전 씨의 재판 불출석을 허가하며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당시 장 전 판사는 “알츠하이머 여부를 떠나 피고인이 고령이고 경호나 질서 유지에 100여 명 이상 동원돼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불출석 허가 후 전 씨는 ‘골프장 풀스윙’과 12·12군사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샥스핀에 와인을 곁들인 만찬회동을 한 사실이 정의당 임한솔 전 부대표(현재 탈당)에 의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 장 전 판사는 ‘의심받을 일은 한 적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판사는 이날 대전 중구 대흥동 한국당 시당을 찾아 입당신청서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는 원칙 위에 세워져야 하고 그 원칙은 함부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원칙을 바로 세우고 원칙을 되돌려 놓기 위해 정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성구갑 지역은 도시가 확장하면서 젊은이들이 많이 유입됐고 교육에 대한 열의도 높은 지역”이라며 “기존 거주하던 이들과 새롭게 유입된 이들 어느 쪽도 소외되지 않고 잘 조화되는 새로운 모습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정치라는 길이 쉽지 않고 고난의 길이라는 걸 알지만, 제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나라를 위해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장 전 판사는 충남 보령 출신으로, 2001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대전지법과 인천지법,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으며 저서에서 故조비오 신부와 5·18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 재판을 맡다가 최근 사직했다.

장 전 판사의 사직으로 내달 10일로 예정돼 있던 전 씨의 증인신문은 연기됐으며, 다음달 법원 정기인사까지 임시재판부 체제로 운영된다.

이날 장 전 판사의 한국당 입당 및 출마 선언으로, 보수세력의 현직 판사들의 정치행보를 겨냥한 비판도 명분을 잃을 전망이다.

앞서 이탄희·이수진 전 판사 등이 민주당을 발판으로 총선 출마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보수야권에서는 ‘사법신뢰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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