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금호산업, CEO 대면 협상 극적 성사
채권단 “당사자간 협상 따라 재실사 여부 달라져”
금융당국 “긍정적 뉴스…거래종결 접점 찾길”

▲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전날 현산의 대면협상 역제안을 수락했다. 금호산업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HDC현대산업개발이 대면 협의를 수락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최종 계약 마감일을 앞두고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의 대면 협상 제안을 전격 수락하면서다.

인수주체인 현산과 금호산업의 최고경영자(CEO)간 만남이 성사되면서, ‘노딜’ 쪽에 무게중심이 쏠렸던 채권단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전날 현산의 대면협상 역제안을 수락했다. 금호산업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HDC현대산업개발이 대면 협의를 수락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산이 지난 9일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만나서 이에 대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르면 거래종결 최종 시한인 이날 중에 양사 CEO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종결 최종 시한을 하루 남겨두고 인수주체간 대면협상이 성사되면서 ‘노딜’에 무게중심이 쏠렸던 아시아나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면협상을 거부해왔던 현산이 한발 물러서 협상에 나선 만큼 금호와 채권단에도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관건은 재실사 실시 여부다. 앞서 지난 3일 산업은행은 “현산의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인수합병 절차에서 과도한 수준”이라며 “기본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나선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거래 종결을 위해 대면 협의를 요청했는데 일절 응하지 않다가 금호 측에서 통지한 거래 종일에서야 재실사를 그것도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 진전성이 없는 것”이라며 “단지 거래 종결을 지연할 의도가 아닌지 판단된다”며 현산의 태도를 꼬집었다.

현산의 대면협상 거절을 이유로 재실사 요구를 거부한 만큼, 이번 양사간 협상 내용에 따라 채권단의 입장은 충분히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부행장은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대면 협상 성사와 관련해서 산은은 계약당사자가 아닌 만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제 막 계약 당사자간 대면협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만큼, 지금은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간 협상 내용에 따라 거래종결 시한과 재실사 실시 여부 등은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융당국도 현산과 금호산업간 대면협상 성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16차 경제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긍정적인 뉴스”라며 “거래 종결을 위한 접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손 부위원장은 아시아나 국유화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해 주식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양측이)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그동안 해왔기 때문에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했으면 한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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