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 수출규제가 100일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달에도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이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4일 일번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에 8월에 이어 9월가지 두달 연속으로 불화수소 수입이 끊긴 것이다.

이처럼 한‧일 무역갈등 사태가 계속되자 삼성‧SK‧LG 등 국내 기업들은 잇따라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소재‧부품 탈(脫)일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월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수입액은 607만달러(약 72억원)로 전월 대비 5.8%나 감소했다. 중량 기준으로 약 2919톤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불화수소를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수입액 기준 303만 2000달러였다. 그 뒤를 이어 대만이 231만 4000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미국이 72만달러로 3위에 올랐다. 일본은 수출규제가 시행된 이후 8월과 9월에 두달 연속으로 수입은 전무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만 하더라도 한국은 일본에서 3372만9000달러어치 불화수소 1만8511톤을 수입했다. 이는 중국(3517만달러)보다 조금 적고, 대만(669만달러)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후 수출통제가 발동된 이후인 7월에 불화수소 수입액은 96만 1000달러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올 상반기 평균 3000톤 이상이 수입되던 것과 달리, 7월 수입 중량은 530톤으로 5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7월 이후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이 요청한 불화수소 수출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가 수출규제 강화조치 이후 처음으로 기체 불화수소에 대해 수입허가를 받았다.

다만, 수출을 요청한 기업은 삼성이지만 실제 불화수소가 쓰이는 곳은 중국 공장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입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우리나라에 악영향만 미친 것은 아니다. 수출규제와 함게 국내 기업들의 소재‧부품 국산화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 공장에서 식각 및 세정 공정에 쓰는 불화수소를 100%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달 초부터 국산 불화수소의 공정 테스틀글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생산라인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불화수소는 반도체 업계보다 사용량과 빈도가 적고, 순도가 낮은 제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국산화 속도가 빨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국산화을 비롯해 대만, 중국 등 다른 곳에서 조달한 불화수소에 대한 공정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조만간 결과를 확인한 뒤에 공정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액체 불화수소에 한해 일부 공정에서 국산 제품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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