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매장 위생관련 이슈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 한 네 살 아이가 이른바 ‘햄버거 병(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위생논란이 시작됐다.

올해 초에는 일부 시민단체가 맥도날드 주방에 있는 냉장고에 쳐진 거미줄 사진 등 위생이 불량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같은 문제가 또 불거졌다.

그러자 맥도날드는 지난 11일 햄버거 병에 걸린 아이에게 모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합의하고, 전국 매장의 주방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는 등 ‘정면대응’에 나섰다.

냉동 창고부터 햄버거를 만드는 과정까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위생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맥도날드를 비롯해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조리장의 위생상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위생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 10곳 중 1곳은 조리장 위생 상태가 불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는 맥도날드뿐 아니라 다른 햄버거 업체도 다수 포함됐다.

21일 식약처가 이달 1~15일 햄버거 프랜차이즈(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맘스터치·KFC) 매장 147곳을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13%(19곳)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매장은 맥도날드가 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맘스터치 6곳, KFC 5곳, 롯데리아 1곳이 적발됐다. 유일하게 버거킹 매장은 적발되지 않았다.

주요 위반 내용은 ▲조리장 위생불량(14곳) ▲유통기한 경과원료 사용(1곳) ▲영업장 면적 변경 미신고(1곳) ▲보관기준 위반(1곳) ▲냉동제품 해동 후 재냉동(1곳)이다.

특히 조리장 위생불량 14곳에는 버거킹을 제외한 롯데리아, 맘스터치, 맥도날드, KFC 등 4개 업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식약처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업소 내부에 거미줄을 내버려두거나, 원료보관대 바닥에 식품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흥건함에도 닦지 않고 그 위에 식품을 보관하기도 했다.

또 조리기 주변에 감자튀김 찌꺼기가 들러붙어 있거나, 냉장창고 냉각팬에 각종 이물질이 잔뜩 껴있는 채로 방치한 경우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들 매장에 대해 행정처분을 한 뒤 3개월 이내에 재점검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햄버거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여론을 감안해 내년부터 봄·가을, 행락철에 계획된 기획 점검 외에도 불시에 특별 점검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1월까지 햄버거 패티 조리 방식별 맞춤형 위생관리 매뉴얼을 마련해 업체가 안전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육류·닭고기·생선 등 동물성 원료를 가열 조리할 때는 식품의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서 조리하도록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통해 햄버거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소비자도 햄버거를 섭취할 때 패티가 충분히 익었는지 살필 것”을 당부했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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