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세계 각국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전문가들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 와중에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논란에 가세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전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에 참석해 “중앙은행 독립성이 특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할구역(Jurisdiction·미국)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인도중앙은행(RBI) 우르지트 파텔 총재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로부터 완화적인 금융·통화정책을 펼치라는 압박을 받다가 지난해 12월 사임했고, 정부 정책에 옹호적인 인사가 그 자리를 꿰찼다.


인도중앙은행 총재 교체는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중앙은행에 대한 독립성 침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글로벌 경기둔화가 본격화하면서 중앙은행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더욱더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가 호조일 때 재정적자를 축소시키지 못한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정책에 한계를 느끼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본격적으로 힘을 얻은 것은 1990년대부터인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앙은행이 독립적일 때 인플레이션을 더 효과적으로 통제한다는 래리 서머스와 알베르토 알레시나의 1993년 논문을 그 기점으로 소개하면서, 1990년대 이후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물가상승 목표치라는 개념이 규범 또는 최소한 공통의 염원으로 세계에 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재닛 옐런 전 미국 연준 의장 등은 중앙은행이 설립 취지에 기반을 두고 독립적으로 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경제가 더욱 잘 작동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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